코로나도 못막아.. '무조건 해외여행' 봇물

김대영 기자 2022. 7. 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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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여행이 마지막이었으니 거의 3년을 참았어요. 이젠 무조건 나가야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는 매년 해외여행을 두 차례 넘게 다녀왔다는 박수연(29) 씨는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 느껴지지만, 올해 해외여행만큼은 무리해서라도 꼭 다녀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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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출국장 ‘바글바글’ :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29명을 기록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4~5월부터 늘어난 해외여행객

6차 재확산에 항공료 올라가도

젊은 부부 중심 ‘해외여행 강행’

일각선 재감염 늘며 불안감 호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여행이 마지막이었으니 거의 3년을 참았어요. 이젠 무조건 나가야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는 매년 해외여행을 두 차례 넘게 다녀왔다는 박수연(29) 씨는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 느껴지지만, 올해 해외여행만큼은 무리해서라도 꼭 다녀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트남 다낭행 비행기 표값으로 52만 원을 결제했는데, 전혀 아깝지 않다”며 “4박 5일 일정의 총 여행경비로 200만 원을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달 필리핀 보라카이행 비행기를 탔다는 이모 기장도 “189명이 탑승할 수 있는 비행기를 운전할 당시 만석을 기록했다”며 “4~ 5월쯤부터 해외여행을 떠나는 승객이 많아졌다. 커플이나 젊은 부부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고물가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해외여행을 강행하는 ‘더는 못 참아 여행족’이 늘어나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21.4% 상승했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해외여행 수요에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 취소율은 약 10%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고물가·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해외여행을 떠나겠다는 적극적 수요층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여행을 추진하던 일부 여행객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성인이 된 이후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게 돼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는 김모(21) 씨는 “부모님께 간곡히 부탁드려 ‘엄카(엄마 카드)’로 8월 싱가포르행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면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계속해서 재확산할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에 표를 취소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어 큰 걱정을 안 했는데, 주변에 재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부모님의 걱정이 크다”며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친구들은 표를 취소하지 않겠다지만, 개인적으로는 내심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외여행은 젊은층에 있어 중요한 문화적 취향이자 존재 근거로 자리 잡았으며, 여행족들은 그동안 막혀 있던 욕망을 한꺼번에 분출하려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라면서 “하지만, 고물가나 코로나19 재확산 등 현실적인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므로 이들도 문화적 욕구 충족이 몰고 올 수 있는 대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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