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일주일 앞으로..野 당권주자들 중앙위원 표심잡기 분주

컷오프 생존 '1차 과제'..'지방 돌고 전화 돌리고' 안간힘
이재명도 공식일정 줄이고 중앙위원 득표전 집중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한주홍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20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당 중앙위원 득표전에 몰두하고 있다.

중앙위원 투표 반영 비율이 70%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표심 향방에 따라 예선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앙위원은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광역·기초 지자체장 등 약 400명으로 추산된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예비경선을 통해 총 8명의 당 대표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 본경선에 들어간다. 당 대표 선출일은 한 달 뒤인 8월 28일이다.

후보 등록 완료와 함께 예비경선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이재명 상임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분주한 모습이다.

본선행 티켓은 3장이지만, 이 고문의 통과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2자리를 놓고 7명이 다투는 형국이다.

저마다 '이재명 대항마'를 자임하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은 물론 설훈·김민석 의원도 후보 등록이 무섭게 전국을 돌며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설훈·김민석 의원과 97그룹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전날 당 대표 후보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하는 당 행사에 불참했는데, 이 역시 중앙위원들과의 사전 약속 때문으로 알려졌다.

상수(常數)인 이 고문을 빼놓고 보면 예비경선 판세가 안갯속이라는 점도 중앙위원 쟁탈전을 더 치열하게 하는 요소다.

예비경선 룰이 '중앙위원 100%'에서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당내 조직력, 계파별 표 분산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막판까지 구도가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반명(반이재명) 공동 전선'을 형성한 97그룹과 설훈·김민석 의원 간 '사전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각개전투 후 합치는 방안에 무게가 쏠린다. 본선 막판에야 후보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컷오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후보들이 걸러지면 본선 경쟁을 거치면서 결국 대안을 찾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소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대세론을 등에 업고는 있지만 이 고문 역시 마냥 손 놓고 있지는 않다.

일단 중앙위 핵심 구성원인 동료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는 데 집중하는 한편 전국에 있는 중앙위원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출마 선언 다음 날인 지난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및 연세대 청소노동자 간담회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식 일정을 마련하지 않는 것도 물밑 중앙위 득표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친이재명계 의원은 "다른 후보들은 직접 지역에 내려가서 중앙위원들을 만난다는 데 이 고문은 일단 서울에 머물면서 '전화 호소전'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지금 굳이 '기획 일정'을 요란하게 한다고 해도 득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중앙위원들은 나중에 본선에 가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표 한표 꼬박꼬박 모아놔야 한다"며 "사자가 토끼 한 마리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지 않느냐"고 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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