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중처법 벌금처벌로 도산할 수도..정부도 과징금 도입 고민하고 있을 것"

2022. 7. 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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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 강연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기업 도산" 우려
안전보건 관계법령 이행, 연내 시행령 개정 움직임
"향후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확대 이슈될 것"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에서 ‘현 산업재해 예방정책 및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제점’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이 시행 6개월 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 경영자 벌금 등 과도한 형벌조항을 과징금과 같은 행정적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기업인 형벌 제도를 손봐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 초청강연에서 임 의원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현행 법으로는 형벌조항이 과도해 민간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정부도 중대재해처벌법에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고, 그렇게 가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기업활동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은 형벌규정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도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의 형벌 규정을 형사처벌이 아니라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 행정제재로 전환하고 형량 합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개인은 사망시 1년 이상 징역과 10억원 이하 벌금을,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사망사고는 1년이상 10억 이하 벌금이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이보다 적은 과태료”라며 “충돌이 있을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정부도 이같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벌금 50억원은 중소기업에는 너무 과도해 사실상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은 벌금 처벌로 도산에 이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일 큰 문제는 외주의 전문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전관리자나 감독자들이 종사자들에게 안전보건 이행조치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불법 파견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런 부분들을 명확히 해서 안전관리 총괄책임자가 책임을 지고 작업중지를 시켜 이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에 참석했다. [임세준 기자]

경영책임자들에게 안전 보건 관계법령의 이행 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시행령은 관계법을 명시하지 않아 명확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를 위한 정부여당의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행령의 연내 개정을 시사했다.

임 의원은 “일반사업장에 적용되는 관계법이 30개 정도 되는데 굉장히 많다”며 “안전 보건 관계 법령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고 국무회의를 통해 연내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말까지 시행령 개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경영책임자’ 규정에 대한 모호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경영책임”이라며 “조항을 선택적으로 해석하면 법의 취지를 벗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해설서에는 경영책임자를 경영권, 인사권, 인력, 예산 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어 결국 대표이사가 책임자가 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와 함께 노동계가 요구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5인 미만 사업장 확대가 향후 경영계의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동계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오히려 중대재해가 더 많이 발생하는데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포함해 전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향후 노동정책에 있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적용을 확대 시키자고 하는 것이 이슈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과제로 ▷중앙정부 역할 한계에 대한 인식 및 제도 개선 ▷안전 보건 관계자의 고용불안 및 인력 부족 문제 ▷중소기업의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과 역량 부족 ▷부족한 행정력 보완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활용 ▷안전 보건 전문가의 활용을 통한 기업의 안전 보건 역량 강화 등을 꼽기도 했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재계를 중심으로 모호한 규정과 과도한 형벌조항 등으로 규제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산업현장에서의 재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지만 산재 사망 사고 감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산업계 목소리를 수렴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며 기업인 간 산업안전법제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는 “업계에서는 제도의 불명확성과 높은 처벌 수준을 우려하며 규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모호한 법률의 해석 등 현장 관계자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솔루션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6개월 다가온 시점에도 산업현장에선 모호한 규정과 확립되지 않은 해석으로 여전히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입법 보완과 효과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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