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대우조선..경찰 '공권력 투입' 채비

2022. 7. 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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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믿어달라"는 노동운동가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의 설득도 통하지 않았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잠재돼 있던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 분출의 촉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이후 계획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헬기를 이용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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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지지자 2000명 희망버스..전운 감도는 거제
정부-노조 타협점 못찾아..23일 이전 충돌할 듯
공권력 행사땐 尹정부-노동계 강대강 심화 예고

“정부를 믿어달라”는 노동운동가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의 설득도 통하지 않았다.

49일째 지속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이어지면서 끝내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며 공권력 투입 의사를 내비치면서, 경찰은 기존 19명이던 수사팀을 배로 증강해 체포 영장 재신청 등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 2000여명은 오는 23일 ‘희망버스’를 타고 경남 거제로 모인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잠재돼 있던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 분출의 촉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3면

20일 정부에 따르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이후 계획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헬기를 이용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찾았다. 노동계 출신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이 장관은 “여러분이 더는 힘들어하고 파국으로 가는 것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1㎥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는 ‘감옥투쟁’에 나선 유최안 대우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정부가 먼저 (파업을) 풀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며 “먼저 (파업을) 풀라고 해놓고 약속을 한 번도 안 지켰다”고 했다. 이 장관은 “노조의 요구가 충분히 (정부에) 전달됐다”고 재차 파업 중단을 설득했다. 아울러 “더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발언으로 공권력을 통해 노조 파업을 중단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경찰은 공권력 투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청은 전날 파업 현장에 안전진단팀을 투입해 일부 노조원이 점거 중인 시설물 주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작업을 진행했다. 또 부산경찰청 소속 4개 중대를 파업 현장에 배치했다. 공권력 투입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공권력 투입시기는 23일 이전이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고소한 노조 집행부에 대한 4차 출석 요구 기한이 22일인 만큼 기한 내 출석을 하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에 나설 수 있어서다.

반면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도 거제에서 모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천주교전국연합 등 6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오는 23일 전국 24개 도시에서 출발 오후 3시께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 집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 68개 단체가 희망버스에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참가 인원은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경찰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희망버스에 탄 이들과의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충돌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부와 노동계의 ‘강대강’ 대립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당장 전국 곳곳의 노동계 ‘하투’ 강도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민주노총은 전날 “정부의 책임은 뒤로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며 “상황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전국금속노조는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용훈·강승연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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