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장애·편견, 차별도 없어야"..서울시향 얼굴들, 관객소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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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과 마주하는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이 음악회는 서울시향을 후원하는 관객들을 초대한다.
그러면서 "서울시향에서의 시간들은 한 사람으로서, 한 명의 음악가로서의 생각과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지금도 매 연주회마다 배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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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개개인의 이야기 빛난 무대
객석과 마주하는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UN에선 4월 2일을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로 정하고 있다. 해마다 이날이 오면 전 세계에선 파란빛을 밝힌다. 그에 대한 동의와 지지의 표시다. 무대로 나와 마이크를 잡은 데이비드 이 서울시립교향악단(SPO) 부지휘자는 “음악에는 장애도 없고, 편견과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파란 조명을 밝혔다”며 첫 무대를 소개했다. 발달장애 연주자 공민배 학생은 소중한 보물을 안은 듯 바이올린을 귀하게 들고 무대로 나와 서울시향 단원들과 비발디 협주곡 ‘사계’ 중 ‘여름’을 들려줬다. 지난 15일 열린 ‘SPO 패밀리 데이’에서다.
무대를 마친 뒤 최해성 서울시향 단원(바이올린)은 “올해 ‘행복한 음악회, 함께!’의 첫 무대가 패밀리 데이였다는 점이 더할 나위 없었다”며 “민배와 함께 연주하며 음악을 하며 행복하다는 것, 누군가를 만나 행복하다는 감정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기존 정기연주회와는 사뭇 다른 무대가 이어졌다. ‘SPO 패밀리 데이’는 2013년 처음 시작된 행사로, 올해로 아홉 번째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 음악회는 서울시향을 후원하는 관객들을 초대한다. 국내 교향악단이 ‘패밀리 데이’라는 이름의 연주회를 여는 것은 서울시향이 유일하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SPO 패밀리 데이’의 프로그램은 단원들이 직접 구성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단원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통해 직접 선정한 프로그램과 레퍼토리로 실내악 앙상블 프로그램을 묶어 선보인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기 연주회와 달리 보다 주체적이다. 단원들의 음악 취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연주회는 총 7개 팀이 9개의 무대를 선보였다. 비발디부터 훔멜, 슈만, 힌데미트, 존 케이지 등 바로크 시대에서 초기 낭만주의,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특히 케이지의 ‘두 번째 구조’는 기존 교향악단의 무대에선 만나기 어려운 타악의 매력을 온전히 느낀 시간이었다. 에드워드 최, 스캇 버다인, 김문홍, 김미연 단원이 꾸민 이 무대는 ‘20세기 타악 실험’을 보여주는 색다른 무대였다.
‘SPO 패밀리 데이’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관객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대 시작 전 데이비드 이 부지휘자가 해설을 더하고, 무대를 마치면 서울시향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은 그간 미쳐 몰랐던 ‘서울시향의 얼굴’을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수십 명의 단원들이 섰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이야기들이 작은 무대에선 온전히 빛났다.
김문홍은 오케스트라에서 퍼커셔니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에 대해 “타악은 연주를 계속 하는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며 “그러다 감정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딱 연주를 하는데 그 기다림이 무척 힘들다. 자주...(연주하고 싶다)”고 말해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훔멜의 ‘플루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를 들려준 플루티스트 박지은은 2005년 입사한 18년차 단원이다. 그는 서울시향의 ‘1등 출근 단원’이다. 오랜 시간 몸 담은 만큼 그에게 서울시향은 각별하다. 박지은은 “좋은 음악, 좋은 지휘자, 좋은 동료, 좋은 솔리스트와 함께 하며 벅찰 때도 많지만, 그만큼 부담도 된다”며 “플루트는 잘 들리는 악기라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향에서의 시간들은 한 사람으로서, 한 명의 음악가로서의 생각과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지금도 매 연주회마다 배우고 있다”고 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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