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산골마을서 밭농사 지어주는 '농부목사'

박팔령 기자 2022. 7. 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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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위봉(威鳳)마을의 안양호(60·사진) 목사는 동네에서 밭농사 지어주는 '농부목사'로 불린다.

3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위봉마을은 안 목사의 부임 전까지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으로 가파른 산비탈 밭농사가 힘들어 놀리는 땅이 더 많을 정도로 산골 오지였다.

안 목사는 동네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꽃길 조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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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봉마을 안양호 담임목사

중고 농기계 20대 구입·수리

“어르신들 보면 가만히 못있어”

완주=박팔령 기자

“힘들게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위봉(威鳳)마을의 안양호(60·사진) 목사는 동네에서 밭농사 지어주는 ‘농부목사’로 불린다.

지난 2018년 교회 부임 후 목회활동을 하는 수·목요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5일 동안 동네 꽃밭을 조성하고 이웃의 밭도 갈아주며 고장 난 농기계도 수리해주는 등 마을 일을 도맡아 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3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위봉마을은 안 목사의 부임 전까지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으로 가파른 산비탈 밭농사가 힘들어 놀리는 땅이 더 많을 정도로 산골 오지였다.

안 목사는 동네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꽃길 조성에 나섰다. 꽃을 보러 방문객들이 조금씩 늘자 아예 해바라기 6000주를 심었고 지난해에는 8500주로 늘렸다. ‘꽃동네’라는 애칭과 함께 포토존과 산속 장터인 마운틴 마켓, 버스킹 등을 추진하는 등 ‘스토리가 있는 위봉마을’로 만들었다. 입소문을 타고 사진작가들과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해발 350m의 분지에 있는 위봉마을은 밭농사가 쉽지 않다. 안 목사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트랙터, 경운기, 관리기, 예초기, 땅속작물 수확기 등 중고 농기계를 하나씩 사들였다. 이렇게 구입한 중고 기계만 20여 대에 이른다. 최근에는 어르신들의 장작 패는 모습이 안타까워 유압 도끼까지 샀다. 그는 이들 농기계로 무성한 잡초도 제거해 주고 경사진 산비탈 ‘뙈기밭’도 갈아줬다.

군산기계공고와 서울시립대를 나와 미국 코넬대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안 목사는 기계를 잘 다뤄 어르신들의 농기계가 고장 나면 곧바로 달려가 무료로 수리도 해 주고 있다. 안 목사는 “마을 주민을 위해 농기계를 사들였는데 비 가림막이 없어 농기계가 녹슬고 노후화되고 있다”며 “농기계 보관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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