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기업 재무건전성 개선..대우조선해양 '트리플 악재' 위기"

최영지 2022. 7.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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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 589%→지난해 160%
해운·항공·물류업, 부채비율 높은 편..전자업이 가장 낮아
대우조선해양, 高부채비율에 영업적자·순손실 기록
한국CXO연구소 "인건비 개선도 시급"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 20년새 국내 대기업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운과 항공·물류기업의 부채비율은 162.7%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그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이 400%를 넘긴 데다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해 트리플 악재 위기에 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자료=한국CXO연구소
2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00년~2021년 국내 1000대 기업 부채비율 변동 분석’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비율이 323% 수준이었으나 2020년과 2021년 최근 2년간 부채비율이 160%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상장사 기준이고, 각 년도 매출 순이다. 별도 및 개별 재무제표를 토대로 계산했다.

부채비율이 통상 200%를 넘으면 경영에 불안요소가 높아지고 300%면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상황으로 보며, 400%면 기업 존립이 위태롭다는 의미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던 1997년 당시 589%의 부채비율을 기록했고, 이후 2001년(339%)→2002년(351%)→2003년(326%)에도 여전히 부채비율 300%대를 유지했다.

2004년으로 넘어오며 부채비율은 264%로 30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2010년(189%)부터는 본격적으로 200% 미만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2009년에는 153%로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고(高)위험 기업 숫자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00년 당시만 해도 1000곳 중 157곳이 부채비율 400%를 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01년(139곳)과 2002년(110곳)에도 100곳 넘게 포함됐다. 지난 2006년에는 59곳으로 2000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는 70곳 미만 수준으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기업은 2000년대 초반 때보다는 줄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업종별 부채비율을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해운·항공·육상물류 등이 포함된 운송업의 작년 평균 부채비율은 162.7% 수준으로, 주요 업종 중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2200%를 넘어섰고, 티웨이항공(091810)(1495%), 에어부산(298690)(674%), 제주항공(089590)(587%) 등도 500%를 넘어섰다. 대한항공(003490)은 275%로 항공사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다.

운송업 다음으로 전기·가스업(142.1%), 건설(132.2%), 조선·항공우주업(12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포함된 전자업은 47.3%로 가장 낮았다. 삼성전자의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밖에 되지 않았다. 이외 △제약업(51.4%) △철강·금속(51.8%) △석유화학(58.1%) △자동차(60.9%) △정보·통신(72%) △식품(78.5%) △유통(87.2%) △기계(90.1%) 업종 등은 지난해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특히 대우조선해양(042660)은 국내 1000대 기업 중 1조 클럽에 가입한 비금융 대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400%를 넘긴 데다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해 트리플 악재 위기에 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회사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총액은 1조 6359억원, 부채총액은 8조 9424억원으로 부채비율만 해도 546.6%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3개월 이전인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 390.7%보다 155%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재무건전성이 불과 3개월 새 급속히 나빠졌다는 얘기다. 또 올해 1분기 영업적자 금액이 4700억원, 1분기 순손실 금액이 4900억원 수준이다.

또 지난해 기준 인건비 비율이 13.2%를 기록하며, 인건비 개선도 시급한 경영 과제로 대두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매출 체격과 영업내실 체력이 동시에 향상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직원 수는 현재보다 더 적어지고, 급여 수준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해질 수 있다”고 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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