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휘발윳값 두달 만에 최저치..바이든 "정유사 가격 더 내려야"
고공행진을 하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정제유 공급 확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치솟은 유가 잡기에 안간힘을 썼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부의 노력이 작용했다면서 정유사들을 향해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1갤런(약 3.79ℓ)당 4.495달러(약 5873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갤런당 5달러를 넘으며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에 비해 10% (50센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미국 휘발윳값 평균이 1갤런당 4.5달러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1년 전 1갤런당 평균 가격이 3.1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휘발윳값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충격을 받으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한 탓이 컸다. 휘발윳값 상승은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앤드루 그로스 AAA 대변인은 성명에서 “글로벌 경기 역풍으로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서 주유소의 기름값을 낮추고 있다”라면서 “국내적으로는 전통적으로 휘발유 소비가 가장 많은 여름 휴가철임에도 기름 소비가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는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4주의 기간을 기준으로 7월 8일 파악한 미국의 하루 평균 석유 수요량은 872만배럴로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5.5% 하락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정제유 공급량도 지난주 2억2490만배럴로 전주에 비해 580만배럴 증가했다.
고유가로 인해 큰 정치적 압박을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윳값 하락을 환영하면서 더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한 달 동안 휘발윳값이 50센트 하락해 평균적인 운전자들이 월 25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정부가 전례 없이 많은 전략비축유(SRP)를 방출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의 조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실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 가격은 6월에 기록했던 최고치에 비해 20% 가량 하락했는데 주유소에서 가격은 그에 비해 절반만 내렸다”면서 “이는 수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정유사가 소비자들에게 낮아진 가격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방출, 연방 유류세 한시 감면 제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추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에 대한 증산 촉구 등 국제 유가 및 미국 내 휘발윳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국제 유가 및 미국 내 휘발윳값 진정세는 바이든 정부의 이런 노력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 전망이 시장에 확산한 데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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