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80% 넘는 수입품 더 늘어.. "정책 뒷받침 필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품(1000만달러 이상 규모) 가운데 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산 비중이 80%가 넘는 품목이 7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72개보다 늘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통해 수출입품목 분류체계(MTI)의 1200여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중국산 수입품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로 넓히면 253개에 달했다. 원자재·소재류 가운데 대표적으로 마그네슘괴(99.8%), 알루미늄케이블(98.9%), 착색아연도강판(컬러강판·97.7%), 태양광 모듈(97%) 등이 중국산 의존도가 높았다.

마늘(99.4%), 팥(95.2%), 고추(94%) 등 식재료부터 에스컬레이터(100%), 마우스(98.9%), 전기밥솥(98.8%) 등의 제품들도 수입품 중 중국산 비중이 컸다. 전기 화물차(99.8%)와 식기 세척기(89.4%), 무인기(드론·87.7%), 스팀보일러(87.4%) 등은 수입품 중 중국산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80% 선을 넘었다.

중국산 의존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품목들도 있었다. ‘기타 정밀 화학원료’가 대표적이다. 화학제품 원료뿐만 아니라 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이나 이차전지용 원료인 수산화리튬·니켈·망간 등이 포함된다. 기타 정밀 화학원료는 지난해 상반기 중국산 수입품 비중이 56.1%였는데, 올해 상반기에 64.2%로 늘었다. 같은 기간 액정표시장치(LCD) 역시 중국산 비중이 52.1%에서 78.7%로 증가했고, 진공청소기나 건조기 등도 중국산 비중이 10%포인트(P) 안팎 늘었다.

중국은 한국의 핵심 교역국이지만 의존도가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경제 수입공급망 취약성 분석’ 논고를 통해 전체 수입 품목(5381개·HS코드 기준)의 39.8%(2144개)가 수입 공급망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취약 품목의 29.1%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중국 공급망 악화에 따라 우리 경제의 공급망 안정성도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우리나라 중간재 대외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총수입액 중에서 생산활동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0.2%로 가장 높았는데, 중간재의 28.3%를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선 지속성이 관건이다. 요소수처럼 중국 의존도(지난해 상반기 75% → 올해 상반기 54%)가 단기간에 줄어드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미 기업들은 공급망의 무게 축을 효율에서 안정으로 옮기고 있다”며 “다만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공급망 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