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파업 풀어라" 대우조선 사무직도 독에 올라 맞불 시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 건조장) 선박을 불법 점거한 하청 노조에 반발해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직원 1명이 불법 파업 철회를 요구하며 맞불로 선박에 올랐다. 이날 오후엔 하청지회의 파업을 지지하는 금속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와 함께 사내에서는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맞불집회도 예정돼 있어 자칫 노노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경찰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쯤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노조 단위 노동조합장 김모(55)씨가 1독 내 선박 약 25m 높이 구조물 위에 올랐다.
앞서 같은 선박 바닥에서 점거 농성중인 유최안(40)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부지회장 등이 있는 곳과는 격벽을 사이에 둔 위치다. 현재까지 마주치거나 부딪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불법파업을 막기 위해 올랐다”며 “공적자금이 많이 들어간 회사인 만큼 떳떳한 회사로, 떳떳한 직원으로 남고 싶었다”고 자신이 1독 선박에 오른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앞서 지난 13일 사무직 직원들에게 “도크를 점거하는 하청지회를 반드시 해산시키자”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는 등 최근 하청지회 파업에 상당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선박을 점거한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밤 사이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선박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우리회사는 공적자금을 쓰고 있는 힘든 회사다”며 “파업 때문에 진수를 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선박에 오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하청노조의 임금인상보다 회사 부채탕감이 더 중요하다”며 “선박 건조에 쓰는 철판 원자재 값이 2배 올랐다. 흑자도 못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선박에 오르면서 부탄가스와 에프킬라, 15L크기 시너 3분의 1 남은 통 등을 함께 들고 올라갔지만 회사 안전관리 부서에서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하청노조가 퇴거할 때까지, 배가 진수할 때까지 있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는 오후 2시부터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영호남 조합원 4000명이 참석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이번주가 대우조선해양 사태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 금속노조는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투쟁 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 차원의 공권력 행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속노조 반발 수위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사내에서는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현장책임자연합회 등 대우조선 직원 3000명이 모여 맞불집회를 연다. 하청지회 파업이 49일째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8개 중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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