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공권력 투입' 채비..대우조선 파업 '폭풍전야'

2022. 7. 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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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데 이어 경찰도 대응을 준비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으로 구성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 인권운동 긴급대응팀'도 성명을 내고 "무리하게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심각한 수준의 부상과 희생을 동반하는 사고가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권력 투입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초래할 뿐, 어떠한 경우에도 문제해결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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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파업현장 안전진단 실시..수사팀 보강
주요 조합원 출석불응 시 강제구인 가능성
野 "제2 용산 참사·쌍용차 사태 예견" 비판
하청노조 측 "공권력 투입 안되게 강력저항"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난 19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박혜원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데 이어 경찰도 대응을 준비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제2 용산 참사’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19일 대우조선 파업 현장에 안전진단팀을 투입해 일부 노조원이 점거 중인 시설물 주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작업을 진행했다. 안전진단팀은 집회·시위 현장의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안전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경찰청은 같은 날 부산경찰청 소속 4개 중대를 파업 현장에 배치했다. 경남경찰청은 거제경찰서 전담수사팀에 인력 18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파업을 주도하고 고공 농성을 벌이는 조합원 9명에 대해 오는 22일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통한 강제구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기동대 배치와 관련해 “거제에서 금속노조 등이 4000명 규모로 여는 집회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지,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경남경찰청에 부대가 4개밖에 없어 타청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선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경찰이 사실상 사전 준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경찰에 엄정한 집회·시위 대응을 주문한 이후 화물연대 파업·민주노총 도심 집회는 큰 충돌없이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불안감이 흐르고 있다. 주요 조합원의 강제구인이나 오는 23일 시민단체들의 거제 집결 등이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 6명이 시너통 5개를 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만에 하나 공권력이 투입되면 제2의 용산 참사·쌍용차 사태와 같은 참사가 예견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도 반발 중이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노조)의 김형수 지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부가 공권력 투입을 얘기하면 사측이 교섭을 하려고 하겠나. 교섭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쌍용차 사태까지 가지 않으려면 강력하게 저항해서 공권력 투입이 안 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윤석열 정부가 임금 인상도 아니고 삭감된 임금을 원상회복시켜달라는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폭력으로 짓밟을 경우 전체 노동자들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으로 구성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 인권운동 긴급대응팀’도 성명을 내고 “무리하게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심각한 수준의 부상과 희생을 동반하는 사고가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권력 투입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초래할 뿐, 어떠한 경우에도 문제해결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청노조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2일부터 대우조선에서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22일부터는 1도크(배 만드는 작업장)에서 생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점거하고 있다. 하청노조의 유최안(40) 부지회장은 1㎥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는 ‘감옥투쟁’ 방식으로 농성 중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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