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 찾아 '반미 연대' 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이날 오후 푸틴 대통령이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한다.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통치로 러시아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세계 각국은 무역에 있어서 미국 달러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서는 “전쟁은 가혹하고 어려운 사안이며 이란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회담 이후 “이란과 러시아는 테러에 대항한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 안보를 위해 협력했다. 우리는 독립 국가인 양국의 관계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에너지 현안, 시리아 테러리스트 대응 등이 논의됐다. 이란의 국영 에너지기업 국영석유회사(NIOC)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이날 40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국영 IRNA 통신은 이번 전략적 협력은 가스전 개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설치, 원유 제품 생산 등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더불어 3자 회담을 진행했다. 러시아·튀르키예·이란 정부는 테헤란 정상회담 주요 의제가 시리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AFP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 튀르키예, 이란이 성명문을 통해 시리아에서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는’ 작전에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두고 이란과 러시아가 ‘반미 연대’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메네이가 ‘러시아의 독립성’을 비롯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언급한 점 등이 근거다. AP통신은 하메네이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 등을 두고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이란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은 중국, 인도, 라틴아메리카, 아랍, 아프리카 국가를 아우르는 보다 넓은 그룹에 속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란과의 결속을 강화할 경우 서방의 제재 하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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