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작년에 이미 섭외.. 연주자 호흡 맞출 기회는 한 번뿐"

이정우 기자 2022. 7. 20. 09: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 클래식 레볼루션’을 준비한 서유진 롯데문화재단 공연기획 파트장. 롯데문화재단 제공

■‘클래식 축제’ 준비과정은? 롯데재단 서유진 기획자 노트 엿보니…

내달 열리는 ‘클래식 레볼루션’

작년 초 주제 정하고 준비 돌입

1년전부터 연주자 섭외 들어가

포펜 예술감독, 협연자 다수섭외

클라라 주미 강·김선욱 참여시켜

오케스트라 연습도 많아야 4번

올해 클래식 음악 축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를 휩쓸며 ‘귀해진’ 국내 신예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다. 해외에서 종횡무진하는 아티스트들은 언제 섭외된 걸까. 연주자들끼리 손발을 맞출 연습 시간은 얼마나 될까. 올해로 3회를 맞은 ‘2022 클래식 레볼루션’을 준비한 서유진 롯데문화재단 공연기획 파트장과 최근 만나 음악제를 준비하는 기획자의 노트를 살짝 들여다봤다.

◇음악제는 1년 반 전부터 준비된다

음악 축제에서 가장 먼저 정해지는 건 주제로, 보통 1년 6개월 전에 선정된다. 당해 음악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다음 해 음악제 준비가 시작되는 셈이다. 다음 달 12일부터 21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클래식 레볼루션의 경우 올해 주제인 ‘멘델스존&코른골트’는 1년 반 전인 지난해 봄에 정해졌다. 낭만파 시대 독일 음악가 멘델스존과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시조’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음악가 코른골트가 주인공이다. 서 파트장은 “2년간 베토벤, 브람스 등 무거운 교향악을 위주로 해 올해는 좀 가볍고 부드럽게 가보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클래식에서 영화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남긴 코른골트를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은 “두 작곡가 모두 신동으로 성장해 깊고 진지한 음악과 가벼운 엔터테인먼트 사이에서 놀랍도록 다채로운 작품을 내놨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내년 주제도 ‘브람스&번스타인’으로 이미 정해놨다. 첫해부터 축제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을 맡아온 포펜 예술감독은 임기를 마치고, 내년에는 다른 예술감독 임명을 고려하고 있다. 지휘계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축제의 시작과 끝인 연주자 섭외…마지막에 합류한 임윤찬

테마가 정해지면 오케스트라 섭외에 들어간다. 각 오케스트라의 정기 공연 일정을 피하는 게 우선 고려 사항이다. 연주자 섭외도 1년 전부터 부지런히 진행된다. 다만 축제 전까지 변수가 많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올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이번 클래식 레볼루션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서 파트장은 “지난해 가을에 임윤찬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공연을 보고 꼭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해 지난해 12월 섭외했다”며 “레퍼토리의 폭을 넓혀가는 젊고 유망한 연주자들을 우선 섭외하자는 기준에도 맞는다”고 설명했다. 콩쿠르 우승으로 해외 일정이 빡빡해지기 전 미리 섭외해 가능했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 유일한 결선 진출자인 피아니스트 이혁 역시 지난해 11월에 가까스로 섭외했다.

음악제 예술감독의 명성은 연주자 섭외에서 빛을 발하기도 한다. 클래식 레볼루션의 경우 독일 쾰른 체임버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이자 다수의 제자를 길러낸 포펜 예술감독이 협연자 3분의 2를 섭외했다. 올해 축제에서 가장 먼저 섭외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지난해 여름 스승인 포펜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참여를 결정했다. 지휘자로 우선 섭외됐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경우, 포펜의 이메일을 받고 실내악 협주자로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교향악·실내악·성악 종합선물세트

포스터 제작은 6개월 전부터 시작해 2달 반 정도 걸린다. 서 파트장은 “10일간 10개의 공연이 이어지는 클래식 레볼루션의 경우 10개 공연 포스터를 한 번에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TV·라디오 방송 중계를 위한 사전 조율도 필수다. 음악제 3개월 전부터 진행된다. 프로그램북 역시 축제 2~3개월 전부터 준비한다. 한 번에 모이기 힘든 연주자들을 한데 모으는 음악제의 특성상 연습은 최종 리허설 전 1번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오케스트라의 경우에도 3~4번 정도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처음과 끝은 소프라노 황수미가 맡는다. 황수미는 내달 12일 테너 김세일 등과 호흡을 맞춰 멘델스존의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를 부르고, 21일엔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연주로 ‘노래의 날개 위에’ 등 멘델스존의 가곡을 부른다. 클라라 주미 강도 12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경기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이어 15일 ‘체임버 뮤직 데이’에선 포펜(바이올린), 김선욱(피아노), 문태국(첼로) 등과 함께 멘델스존 현악 8중주 등을 연주한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18일 국내 초연되는 코른골트의 첼로 협주곡 C장조를 연주한다. 임윤찬은 내달 20일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지휘로 KBS교향악단과 함께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