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대한 견제장치 도입 논의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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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례 모두 관할(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통제하거나 지배함, 또는 그런 지배가 미치는 범위) 법원장에게 제기한 행정 소송인데, 관할 법원이 판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일 법원 내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판사를 피하는 장치는 마련되어있지만, 관할 법원의 사건을 관할 법원에서 다룰 경우 다른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장치는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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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법원이 피고인 사건, 해당 법원이 담당
수사 기관인 경찰·검찰 견제장치 있지만, 법원은 없어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1.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등법원을 상대로 제기한 '출입증발급 거부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1심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거부처분 취소 판결을 냈다. 그러나 2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원고가 출입기자단과 협의를 마칠 때까지 이 사건 신청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연기하거나 보류한 것일 뿐이라며 거부처분을 한 적 없어 소송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7월13일)
#2. 소년범 B씨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 A씨가 수원가정법원에 가해 소년의 인적사항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거부당하자, 수원가정법원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주소를 몰라 두 달 넘게 소장조차 보내지 못했고, B씨가 소년재판에 보내지는 순간 재판 관련 모든 정보를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수원지방법원은 수원가정법원의 결정이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5월4일)
두 사례 모두 관할(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통제하거나 지배함, 또는 그런 지배가 미치는 범위) 법원장에게 제기한 행정 소송인데, 관할 법원이 판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일 법원 내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판사를 피하는 장치는 마련되어있지만, 관할 법원의 사건을 관할 법원에서 다룰 경우 다른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장치는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 103조를 보면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지만 판사의 선의가 아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은 “우리 헌법은 판사 한 명 한 명을 헌법 기관으로 본다”면서도 “아무리 판사 1인을 별개 헌법 기관으로 본다고 해도 판사도 사람이고 같은 조직 내에 있어 행정업무를 하는 사람들과도 계속 소통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법관 개인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기피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처럼 법원 조직 자체의 이해관계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국민이 볼 때 공평하다고 보일 만한 장치를 마련해 놔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 역시 “재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법원장에 대한 처분을 소속 재판부가 하는 것”이라며 “법관의 독립이라고 헌법에 규정됐지만,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으니 이런 결과가 나왔을 때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건들이 계속 쌓이다 보면 국민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신뢰를 잃어버리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대한 견제장치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도 했다. 최정규 변호사는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불공정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보다 판을 바꿨으면 한다. 법원은 지금껏 견제장치 등에 대한 논의에서 자유로웠다”며 “돌이켜보면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농단 사건도 겪었다. 형사처벌 관련해서는 무죄 판결이 많이 쏟아지긴 하지만, 그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니 더더욱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의 경우 여러 측면에서 견제 장치를 두고 있다. 지난 1월 평택경찰서에 소속 경찰관이 발달장애인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강제연행을 한 일에 대한 조사는 안성경찰서가 맡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건의 관할 및 관할사건 수사에 관한 규칙'을 보면 경찰관 등 경찰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피의자, 피혐의자, 피고소인, 피진정인 또는 피해자, 고소인, 고발인, 진정인, 탄원인인 모든 사건은 해당 공무원의 소속 경찰관서가 아닌 동일 법원 관할 내 인접 경찰관서 중 상급 경찰관서장의 지휘를 받아 지정된 관서를 사건의 관할·관서로 한다. 검경수사권이 조정됐지만, 검찰은 경찰을 직접 수사할 수 있다. 검찰에 대한 견제 장치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두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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