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년연속 '무분규 타결'..르노·GM은 파업 카드 만지작
임금 및 성과금 인상 등
리스크 대응 노사협의체 구성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도
르노코리아, 다년 임단협 합의 '평행선'
한국GM, 출근 투쟁에 파업 카드 만지작
기아 노조, 모듈 공장 사측에 제안
현대자동차 노사가 4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등 다른 완성차 노사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 4년 연속 무분규 타결
20일 현대차 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61.9% 찬성률로 가결됐다.
투표자 3만9125명 가운데 찬성 2만4225명(61.9%), 반대 1만4797명(37.8%)이었다. 가결 기준인 과반(1만9563명)이 찬성해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마무리됐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제15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월 기본급 4.3% 인상(9만8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달성 격려금 100% △미래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수당 1만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차 노사는 또 미래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우수인재와 연구개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도 내년 3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국내 공장 대내외 리스크 대응 노사협의체 구성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급변하는 완성차 산업 경영 환경과 위험요인에 대해 선제적 대응하자는 취지다. 현대차 노사는 분기마다 1회 정례회의를 열어 미래차 산업 동향과 생산·품질·안전 지표 등을 공유하고 대응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핵심 사안이었던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에 노사가 합의했다.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은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5년 완공과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측은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사측은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해선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라는 원칙을 이어갔다.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일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을 감안해 파업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 말 강성노조가 들어서며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는 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식은 오는 21일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미래비전을 공유해 국내 공장이 미래차 산업의 선도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르노·GM 노사는 이견 지속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 노조는 사측과 임단협 교섭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전체 조합원 1852명 중 1653명이 파업 찬반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80.6%(1332명)로 가결했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중지 결정을 신청한 상태다.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면 르노코리아 노조는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최대 쟁점은 '다년 임단협 합의'다. 르노코리아 사측은 올해부터 3년간 매년 기본급 6만원을 인상하고 성과급도 지급하는 대신 임단협 주기를 '매년'에서 '다년'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바 있다. 노조는 다년 합의안이 노조를 무력화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정규직 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신임 사장이 이달 공식 취임하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 보다 임단협을 다소 늦게 시작한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약 1694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가동을 중단할 예정인 부평2공장에 전기차 생산 일감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전량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상'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연다. 21일엔 중앙쟁위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등 쟁의 행위 방법을 논의한다.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추진하는 총파업에도 참여하고 지난 18일부터는 출근 투쟁에 나선 상태다.
기아 노조의 경우 올해 현대차 노조와 공동투쟁을 선언한 만큼 현대차 사례와 비슷한 수준에서 사측과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6만2000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안정과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전환 등 단협 개정과 조합원의 고용 안정방안을 위한 국내 공장 내 핵심 모듈 부품공장 설치 등도 사측에 제안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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