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아, 산책가자!"..걸리면 '감옥' 가는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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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에서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경찰은 시민 안전과 보호라는 명분으로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것이 범죄라고 발표했다.
이란의 수의사협회장 파얌 모헤비 박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의원들이 10년 전 모든 개를 몰수해 동물원에 가두거나 사막에 방치하는 법안을 추진했을 때부터 이 모든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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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최근 이란에서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경찰은 시민 안전과 보호라는 명분으로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것이 범죄라고 발표했다. 이란과 서방과의 갈등이 서구화의 상징인 반려동물과 그 주인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고양이, 거북이, 토끼 등 애완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수입, 구매, 판매, 운송, 보관 등 대해 최소 800달러(약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당국이 압수된 애완동물을 위한 ‘감옥’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란의 수의사협회장 파얌 모헤비 박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의원들이 10년 전 모든 개를 몰수해 동물원에 가두거나 사막에 방치하는 법안을 추진했을 때부터 이 모든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수차례 의원들은 법안을 수정하며 견주에 대한 처벌까지 논의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과거부터 이란의 외곽 지역에서 개를 기르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20세기들어 반려동물은 여유로운 도시 생활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란은 1948년 중동에서 처음으로 동물복지법을 통과시키며 정부가 동물권 강화를 위해 보호시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심지어 왕족들도 개를 키웠다.
하지만 1979년 이란혁명이 이란인들은 물론 애완동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자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은 서구화의 상징으로 간주되며 금기시됐다.
새로운 법안은 반려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도 금지동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품종 중 하나인 페르시아 고양이의 발상지임에도 말이다. 한 수의사는 “페르시안 고양이는 고향에서조차 안전하지 않다”며 “법은 어떤 논리도 없고, 오직 강경파들의 철권 통치를 보여주는 수단일 뿐”이라고 탄식했다.
서방의 제재로 인한 이란의 경제적 어려움도 법안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란 당국은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해 사료 수입을 3년 이상 금지했다. 사료는 대체로 해외서 수입하기 때문에 이는 곧 사료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한 반려견 주인은 “밀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가격이 몇달 전보다 5배 뛰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란에서 생산된 사료는 싸구려 고기 생선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해 품질이 너무 낮다고 전했다.
이선영 (blis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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