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대우조선에 공권력 투입?.."제2의 용산참사 우려"
[앵커]
5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파업을 두고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이라며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걸까요?
야당에서는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윤석열 / 대통령 :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하거나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이상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YTN과의 통화에서 공권력 투입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파업 사태를 마냥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타결하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게 일종의 압박이라는 겁니다.
국민의힘 역시 하청업체 처우 문제에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대통령실 입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당 대표 : 정부는 더이상 주저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에 엄정 대응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치외 법권 지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와 같은 참사가 예견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당 차원에서 전담팀을 만들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무자비하게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습니까? 저희로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바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앵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했는데요.
이후 행안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 경찰청장 후보자까지 현장을 방문하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사태 해결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태인 기자가 현장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1㎥ 내부 철제 구조물에 노동자가 스스로 들어간 현장을 찾았습니다.
파업 시작 48일 만입니다.
이 장관은 배를 건조하는 곳인 도크를 점거한 노동자들에게 파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정식 / 고용노동부 장관 : 지금 제일 걱정되는 게 건강이고 우리가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그래서 빨리 농성을 푸시고 같이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으면 국민도 좋아할 거고 더는 불행한 일들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곧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같은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기재부, 법무부, 행안부, 고용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 5곳이 공동담화문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 파업 현장을 찾은 겁니다.
경찰청장 후보자까지 이례적으로 파업 현장을 함께 찾으면서 공권력 투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장관 역시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공권력 투입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희생이나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업 중인 노조와 사용자인 협력업체, 정부의 입장 차는 여전합니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 30% 인상은 합의점을 찾은 모양새지만, 노조 전임자 인정 등에서 각자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김형수 /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 : 공권력 투입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 펼쳐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끝장 투쟁을 이야기하고 있고 폭력적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정부가 산업은행에 대화로 이 문제 해결하라고 조속히 촉구하기를 부탁합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는 정부의 개입이 노사 관계와 문화에 바람직했는지 의문이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번에는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죠.
정부가 사실상 최후통첩에 나선 거라는 시각도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은 오는 23일부터 2주 동안 여름 휴가를 앞두고 있어 파업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파업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노정 관계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여론의 향방도 주목됩니다.
최근 부정 평가가 늘고 있는 여론조사 추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주 전 지지율은 별 의미 없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다소 몸을 낮췄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지지율 하락)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민생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고물가 위기까지, 아이들 급식 준비도, 에어컨 가동도 어렵다며 공공 부문 지출을 과감하게 줄여 취약계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어떤 음식이 좋아요?) 할아버지는 뭐, 다 잘 먹어. 김치찌개를 좋아하지. (앗, 나도 김치찌개!) 그래? 매운 건데 괜찮아?]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도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라, 좋은 정책은 현장에서 나온다라고 독려했는데, 특히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께서 알지 못 하고 실제 체감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강인선 / 대통령실 대변인 : 이건희 회장은 본인은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스타 CEO를 많이 배출했고…. 이 자리에 있는 장관들이 다 스타가 되길 바란다, 언론에 장관들만 보이고 대통령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
[앵커]
윤 대통령은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도 말을 줄이는 모습인데요.
받는 질문 수도 두세 개로, 시간도 1분 이내로 줄였습니다.
발언 논란을 줄이려는 걸까요?
대신 홍보수석과 시민사회수석 등 다양한 채널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이나 채용 논란 등 이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원맨쇼'가 아니라 '원팀 체제'를 가동한 건데, 지지율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네요.
그런데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이슈가 또 있습니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사적 채용 논란인데요.
국민의힘은 북송 사건을 '정상회담을 위한 제물'이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고, 민주당은 무능을 덮기 위한 '신색깔론'이라며 맞섰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권성동 /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쇼를 위해서 탈북 어민을 제물로 바쳤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에 역부족인 무능을 덮기 위해 스스로 유능하다고 여기는 수사나 전 정권 비판에만 앞장서는 꼴입니다.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신색깔론을 편들 우리 국민은 더는 속지 않습니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설전도 계속됐습니다.
민주당은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대통령실이 썩은 내가 진동한다 이런 이야기가 돌 정도로 이런 인사는 대한민국 국기 문란이라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국민의힘은 이전 정부 때도 있었던 별정직 공무원의 관례적 채용 방식을, 민주당이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 시사) : 기존에 오랫동안 관례이기도 하지만 법적 제도이기도 한데 그걸 무시하는 것이어서 민주당이 그렇게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겁니다. 이것은 사적 채용이 아니라 공적 채용을 한 겁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30%대로 떨어진 지지율은 국정 운영 동력이 필요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중요한 과제일 텐데요.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요?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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