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피해자, 80분 방치..이수정 "가해자, 살인죄 가능성"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7.17/뉴스1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가 숨지게 한 남학생 A씨에 대해 "살인죄가 적용될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19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한 이 교수는 "오늘 밝혀진 바에 따르면 몇 가지 추가되는 죄명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학생 B씨는 인하대 캠퍼스 내 건물에서 추락사했다.

현재 사건의 쟁점은 가해 남학생 A씨가 피해자 B씨를 고의로 밀쳤는지 여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피해자를 밀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에겐 살인죄가 아닌 준강간치사죄가 적용된 상태다.

이 교수는 B씨가 사건이 발생한 공대 건물에서 추락한 후 1시간 넘게 혼자 방치돼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A씨가 B씨를 부축하며 건물로 들어간 시간은 지난 15일 오전 1시30분이다. 행인이 B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시간은 이날 오전 3시49분"이라며 "그런데 A씨가 강간에 이르는 행위를 한 뒤 B씨가 추락한 시간은 오전 2시30분쯤"이라고 했다.

이어 "B씨는 오전 3시49분까지 1시간 동안 화단에서 출혈을 한 상태에서 구조를 기다렸던 것 같다"며 "이 대목이 살인죄로 갈 개연성을 높이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예컨대 A씨가 B씨를 유리창으로 밀어 던지지 않았다고 해도 일단 건물에서 떨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아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119 신고를 하지 않고 구조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거라면 미필적 고의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까지 볼 수 있다"고 했다.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7.17/뉴스1

또 이 교수는 "B씨가 추락한 유리창이 바닥으로부터 1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수로 추락하긴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며 "경찰이 유리창 창틀에 남은 것을 확인해 국과수에 보낸 상황인데 거기서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나 지문 등이 나온다면 A씨가 창밖으로 B씨를 밀었다고 상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가 범행 당시 B씨를 불법촬영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영상을 찍는 와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되지 않은 불법촬영 영상물이 있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새벽 A씨는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 공대 건물에서 B씨를 성폭행한 뒤 도주했다. A씨는 B씨가 추락하자 B씨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

이후 같은날 새벽 3시49분쯤 B씨는 건물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고의로 밀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사건 발생 현장에서 확보한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불법촬영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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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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