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앞둔 EU, '천연가스 15% 자발적 감축' 제안하기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공급 차단에 대비해 다음달부터 천연가스 사용량 15%를 자발적으로 감축하는 안을 회원국에 제안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천연가스 수요 감축 방안을 20일 공개할 방침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 사안을 알고 있는 EU 외교관 3인에 따르면 이 계획은 ‘안전한 겨울을 위해 가스를 절약하라’란 이름으로, 상황이 악화하거나 자발적 감축이 불충분할 경우 강제조치로 이어진다는 내용 또한 담고 있다. 집행위는 또한 냉난방 감축이나 시장에 기반을 둔 조치를 포함한 단계별 방안도 건의할 방침이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EU 집행위가 가스 사용을 줄이는 기업을 위한 재정적 유인 도입, 업계와 발전소가 다른 연료로 전환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보조금 지원 등을 담은 수요 감축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은 올 겨울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는 발트해를 통해 독일까지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해 왔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가 대러시아 제재에 나선 것을 계기로 이미 일부 유럽 국가에 공급을 줄였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18일 유럽에 공급하는 일부 천연가스에 대해 ‘불가항력 선언’을 하면서 가스 공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무역 거래 중 재난이나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계약자가 계약 이행 의무를 면할 수 있는 조치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제한하거나 끊을 수 있다는 의미로, 연간 가스 소비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해 온 유럽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가스프롬은 이미 지난 11일부터 정기 점검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열흘간의 유지 보수 작업을 마치고 오는 21일 재가동을 예고한 상태지만, 불가항력 선언으로 가스관을 계속 잠글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EU 집행위가 러시아가 노르드스트림-1을 완전히 재개하지는 않으리란 전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르드스트림-1이 복구되더라도 이전 대비 40% 수준에 불과하리라는 것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에 관해 공급이 재개되지 않는 것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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