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는 버텼지만..돈줄 마르는 하반기, 등급하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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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은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신용등급이 추락할 기업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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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하향검토' 기업이 더 많아..신용등급 하방 압력
'대내외 악재' 신용 영향도, 하반기부터 본격화
투기등급 기업, 단기간 내 추락 위험↑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하반기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은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신용등급이 추락할 기업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9일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신용 전망(크레딧 아웃룩)과 등급감시대상(워치리스트) ‘부정적·하향검토’ 건수가 87건으로 ‘긍정적·상향검토’ 73건을 웃돌았다. 전망과 워치리스트 상향조정 건수가 많았지만, 절대 수치로 보면 여전히 부정적·하향검토 영역에 있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다.
신평사들은 상반기에 보인 양호한 신용등급 추세에는 코로나19 시기에 풀렸던 대규모 유동성 영향이 아직 남아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팬데믹 기간에 저금리·풍부한 유동성을 타고 자본을 확충한 만큼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이 점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등급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시장 유동성 악화와 경기침체 장기화 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거시경제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에 육박한 상황.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2.25%로 뛰었다. 이미 지난 4월과 5월 금리를 두 차례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 행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3%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꺾일 때까지 금리가 공격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가면 기준금리가 3% 이상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자금조달 시장에는 상반기부터 적신호가 켜진 상태인데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지면서 자본비용 증가에 재무상태가 악화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이 줄줄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투자등급 기업의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을 일정 수준 통제하거나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투기등급 기업은 사업 환경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환경 악화 대응력이 취약하다. 단기간 내에 급격한 신용도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신평사 3사 종합 기준 의류와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하향 검토 동향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을 크게 받은 업종인데다 하반기까지 영향이 지속되면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의류업종의 경우 상위권 업체·중위권 브랜드 업체 위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심화된 양극화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의 경우에도 완성차 생산 차질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의류업종은 코로나19 이후 하위권 업체가 받은 타격이 더 크고 영업실적 저하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나면서 재무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반도체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어 완성차업체 대비 실적 지연이 수년째 장기화되고 있다. 지속적인 물류비 증가도 실적 저하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영의 (yu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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