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조선소 하나만 보고 사는데"..대우조선 파업에 휘청이는 거제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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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는 조선소 하나뿐인데..."
대우조선해양 파업사태가 49일째를 맞은 19일 오후 대우조선 인근 옥포중앙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3)는 말끝을 흐렸다.
강씨는 "거제는 대우조선이 먹여 살리는데 파업이 계속돼 시장에 활기가 없다"며 "코로나 겪고 파업까지 겹쳐 돈 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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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상인들 "하루빨리 잘 해결되길 바랄 뿐"
(거제=뉴스1) 박재하 기자,김민성 기자,신웅수 기자 = "우리한테는 조선소 하나뿐인데..."
대우조선해양 파업사태가 49일째를 맞은 19일 오후 대우조선 인근 옥포중앙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3)는 말끝을 흐렸다. "거제 상인들은 모두 조선소 하나만 보고 사는데 막막하다"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조선소 점거 농성이 50일 가까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거제 지역 상인들이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조선이 파업 사태에 휘말리면서 지역상권이 휘청이고 있다.
이날 찾은 옥포중앙시장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했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은 저마다 가게 앞에서 텅 빈 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은 채 문을 열어놓고 선풍기 바람만 쐬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시장 곳곳에는 "장기간 파업사태 지역경제 파탄난다!" 등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지역 상인회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셔터를 내린 채 임대 안내가 붙어있는 점포들도 여럿 보였다.
옥포시장 인근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사람이 없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라며 "코로나 이후로 분위기가 엄청 어수선하고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데 저렇게 파업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옥포시장에서만 20년간 장사했다는 강모씨(67)는 "지금처럼 장사가 안 된 적이 없다"며 "하루에 국수 10그릇도 못 팔아서 에어컨까지 틀었다가는 진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횟집 사장 이씨도 "원래 10을 팔았으면 요새는 1도 못 팔고 있다"며 "참돔 1마리만 팔고 하루 장사 마감한 적도 있다"고 푸념했다.
특히 상인들은 조선소가 거제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이번 파업 사태가 더욱 힘들다고 전했다. 강씨는 "거제는 대우조선이 먹여 살리는데 파업이 계속돼 시장에 활기가 없다"며 "코로나 겪고 파업까지 겹쳐 돈 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도 "조선소가 죽으니까 다 같이 죽는 것"이라며 "조선소 사람들이 많이 찾던 번화가도 이제는 밤에 다 문을 닫아 완전히 깜깜해진다"고 전했다.
옥포시장 관계자는 "코로나 회복기로 들어가면서 매출 반등 기대감이 좀 있었는데 재유행에 파업도 껴 있어서 영향이 있다"며 "상인분들 말을 들어보면 매출이 30% 넘게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은 파업 사태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지기보다 그저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사실 파업하는 사람들도 다 먹고살려고 저러는 것 아니겠냐"며 "누가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하루빨리 잘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Δ임금 30%인상 Δ상여금 300% 인상 Δ노조 전임자 인정 Δ노조 사무실 제공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달 18일부터 진수작업을 방해하다 22일부터는 대우조선 1도크를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기준 대우조선의 누적 손실금액을 57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하루에 매출 손실 259억원, 고정비 손실 57억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은 이날까지 49일째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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