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관리비 비싼 이유 있었네" 아파트 발주 입찰담합 무더기 적발
국내 최대 아파트단지(9510세대)인 헬리오시티 입주가 시작된 직후인 2019년, 아파트 보안시설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벌어졌다. 아파트 관리 업체 ‘아파트너’가 들러리로 ‘슈프리마’를 세워 낙찰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너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추가 보안시설 입찰도 참여했는데, 여기서 떨어지자 공사를 방해한 끝에 결국 추가 시설 공사 대금도 따냈다.
새 보안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선 기존 보안시설과 연동 작업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기존 설치 업체인 아파트너의 협조가 필수란 점을 악용했다. 아파트너가 훼방을 놓자 공사는 진행되지 못했고, 낙찰 받은 업체는 공사를 포기했다. 작년 1월 재입찰 등을 거치면서 주민들이 부담할 공사 계약금은 3690만원에서 4346만원으로 뛰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아파트단지 보수 공사 등에서 담합을 한 10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9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담합으로 공사비·관리비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이 만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주택의 약 62%가 아파트이고, 약 50%의 국민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난해 공동주택 관리비는 22조9000억원에 달하고, 전국의 아파트 단지들이 발주한 공사·용역 계약 규모는 7조7000억원이나 된다.
인천 만수주공 4단지의 경우 2018년 4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9건에 달하는 ‘열병합발전기 정비 공사 입찰’에서 담합이 벌어졌다. 청주 리버파크자이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 1회 식품 및 과일 등을 판매하는 ‘알뜰장터’에서 참여 업체들 간 담합이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공정위는 이번 제재를 계기로 지자체와 협력해 매년 3·10월 조사 대상 아파트를 선정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입찰방해·배임 혐의가 확인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웹사이트에 유사한 아파트 간 공사비 비교 검색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입주민의 자율적 감시를 돕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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