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튀르키예 대통령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이란을 방문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의 해외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 참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핵심 의제는 시리아 문제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 이란, 튀르키예 정상은 시리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동 조치에 초점을 맞춘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시리아에서) 국제 테러의 온상을 제거하고, (정부군과 반군 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며, 분쟁 후 재건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12년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반군 간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와 이란은 정부군을, 튀르키예는 반군을 지원해왔다. 따라서 내전 종결을 위해서는 이들 3국 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현재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민병대를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에 러시아와 이란이 관여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무엇보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3자 회담 이후 이란·튀르키예 정상과 별도 양자 회담을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의 노림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중동 내 자국 영향력과 입지를 계속 다져 나감으로써 우호 세력을 넓히고 서방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이란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과 미국·이스라엘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추진 중인 대(對)이란 견제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 우방인 두 나라는 최근 서로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더욱 맞아떨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을 서방 제재에 대한 우회로로 활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필요한 이란제 무인기(드론)의 대량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은 이러한 협력의 대가로 지난 5월 러시아로부터 밀 등 곡물 500만t을 받았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합의 막바지를 향해 가는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방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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