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유럽정상들, 11월에 베이징서 만나자"

'3연임 결정' 당대회 직후 초청
3년 만에 대면 외교 재개 '주목'

유럽 각국 정상들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만나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 초청 수락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초청 날짜가 오는 10월 열릴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직후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매체는 11월에 시 주석과 외국 정상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은 “시 주석이 3연임을 할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전했다.

중국의 초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과 맞물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11월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다. SCMP는 이번 G20 정상회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3년 가까이 중단됐던 중국의 대면 외교가 유럽 지도자들과 함께 복귀한다는 것”이라 분석했다.

시 주석은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외국에 나가지 않고 있고, 외국 지도자의 베이징 방문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몇몇 지도자들을 만났지만,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은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 대면 외교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월 2년 만에 이뤄진 유럽연합(EU)-중국 정상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SCMP는 중국의 초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파리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유럽의 강대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안보, 경제관계 등과 관련해 중국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 고위 외교관은 SCMP에 “중국, 특히 시 주석에게 ‘노(no)’라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9월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길에 유럽을 방문해 “유럽 정상들의 중국 방문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