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배 속에 바늘 달린 2m 낚싯줄이..

문준영 2022. 7. 1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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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끄러움이 많은 멸종위기종 돌고래, 상괭이입니다.

고래치고는 아담한 2미터 체구에 수줍음이 많아 유독 사람을 경계한다고 하죠.

“얼굴이 꼭 웃는 것 같아서 귀엽다”고 했던 한 드라마 속 대사처럼 귀여운 입모양과 표정 탓에 '웃는 돌고래' 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하지만 이 귀여운 상괭이들은 매년 우리 연안에서만 800마리 넘게 숨진 채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몇 달전 발견된 상괭이 뱃속엔 태어나지 못한 새끼가 들어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이런 상괭이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오늘(19일)부터 시작됐는데 뱃 속에는 낚시바늘이 여러 개 달린 낚싯줄 뭉치가 나왔습니다.

문준영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웃는 돌고래'로 널리 알려진 국제 멸종위기종 상괭이가 부검대에 올려졌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도태평양상괭이'로 지난 3월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해보니 배 속에서 5cm의 바늘 4개가 달려 있는 2m 길이의 낚싯줄 뭉치가 나왔습니다.

다량의 기생충과 비닐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낚싯줄을 삼킨 뒤 제대로 먹지 못해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연구실 수의사 : "아파서 유영 속도도 느려지고, 위 내에서 위 내용물도 쌓이다 보니까 기생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 제주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또 다른 상괭이입니다.

배 속에는 4~5개월 된 36cm의 새끼를 배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그물에 걸려 질식해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폐사한 돌고래 3마리에 대한 부검은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고, 인간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번 부검은 전국 10개 수의대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병엽/교수/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 "질병이라든가 바이러스 이런 부분들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죽었을 수도 있거든요. 이런 사항들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보호 관리 방안이라든가..."]

제주에서 발견되는 상괭이 폐사체는 해마다 50여 마리, 남방큰돌고래는 10여 마리에 이릅니다.

이번 공동 부검과 연구로 미세 플라스틱 등 간접적인 사인을 포함해 폐사 원인이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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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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