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서도 BTS 나오게".. 금융위, 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개혁 나서

김은정 기자 2022. 7. 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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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BTS(방탄소년단)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금융)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진 ‘빅 블러(Big blur)’ 시대에 규제가 금융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BTS 같은 세계적인 성과를 내는 금융사가 나올 수 있도록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금융 규제들을 걷어내겠다고 했다. 금융위 주도의 민간 기구인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시키는 이유라고 했다. 민간 위원 17명으로 구성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이 맡았다.

이날 금융위는 지난 6월부터 금융 관련 협회 8곳에서 접수한 규제 개혁 건의 사항 234개를 공개했다.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등과 협력해 범정부적 규제 혁신 체계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어떠한 것도 불가침의 성역이 될 수 없다” “금융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근본부터 의심하겠다” 등의 표현까지 동원했다.

◇'금산 분리’ 완화가 1번 타깃

이날 금융규제혁신회의의 첫 안건은 ‘금산(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였다. 김주현 위원장이 취임식에서부터 거론한 부분이다. 그는 “금융 안정을 위한 기본 틀은 유지하되,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무 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산 분리 원칙에 대해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된다”는 불만이 컸다. 예를 들어, 은행이 부동산 서비스 업체나 디지털 인식 기술 업체 등을 인수하고 싶어도 비금융 회사에는 15% 이내 지분 투자만 가능하도록 한 현행 은행법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나 신한은행의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 ‘땡겨요’ 사업은 은행 부수 업무로 인정받지 못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만 운영 중이다.

금산 분리는 대기업들이 금융까지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장치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신기술 활용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규제 샌드박스 등 현재 운영 중인 제도들을 보완하고 가상 자산, 조각 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규율 체계도 정립하기로 했다. 신탁 가능 재산의 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공시 기준을 만드는 등의 자산 시장 선진화 방안도 이번 혁신 과제에 포함했다.

◇금감원도 감독과 규제 개선 착수

금융감독원도 이날 금융 감독과 규제 개선에 착수했다.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관행혁신 TF’ 첫 회의를 주재하며 “‘모래주머니’ 같은 불합리한 관행들을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했다. 금융회사들의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같은 규제들을 떼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한 달간 금융관행혁신 신고센터를 가동, 업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이 광범위한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금융업계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새 정권이 들어올 때마다 규제 완화를 내걸었지만 태생적으로 금융 분야는 인허가에 묶여있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 주도 방식이라고 하니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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