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공급망·환율불안..韓-美, 복합 위기에 전략적 경제협력 필요성 공감
추경호 "유가 안정되게 설계해야"
옐런 "韓도 제도 설계 참여 희망"
통화스와프 구체적 언급 없었지만
필요시 외화 유동성 공급 협력키로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이명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외환·금융시장 안정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다양한 외화 유동성 공급 방안 실행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만으로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옐런 장관이 강력하게 요청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대해선 동참 의사를 밝혔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양국 간 외환시장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경제현안과 세계경제 동향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가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심화, 공급망 교란, 급속한 통화 긴축 파급효과 등 양국이 직면한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한미간 전략적 경제협력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경제안보나 공급망 등 문제를 다루기를 희망한다”면서 “양국 경제와 공급망 복원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공급망 장애와 교란을 예방하고 양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도 “최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탄탄한 기초체력과 효과적 정책을 바탕으로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규제·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기업투자를 유도해 한국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회복에도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의 불법 전쟁과 이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쇼크로 인해 외국산 원유 의존의 위험성과 보호 필요성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원유) 상한제 도입으로 (원유) 가격을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한국도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면서 “가격상한제가 국제유가 및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답했다. 옐런 장관은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안 건에 대해 언급할지 여부도 관심사였지만 이날은 구체적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해 향후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국 장관은 대외요인에 의해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지만 외환건전성 제도 등에 힘입어 한국 내 외화유동성 상황이 과거 위기시와 달리 양호하고 안정적이라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에 유의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면서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기후변화에 대응한 양국의 녹색전환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기후변화 대응 재원 조성 노력에 동참 중”이라며 한국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옐런 장관은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서도 양국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안보 동맹을 넘어 산업·기술 동맹 필요성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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