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실적도 생각보다 좋다..침체장 반등 더 간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7. 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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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3주일 이상 지지부진한 박스권 횡보를 계속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6월16일 3666으로 올들어 최저치를 찍은 뒤 24일 3911까지 급반등했으나 그 이후로는 3800~39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월 중순에 증시를 끌어내렸던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이로 인해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연준(연방준비제도), 과도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라는 3가지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악재가 해소되지 않았으니 위로 올라갈 모멘텀도 없지만 새로운 악재도 없으니 주식을 더 내던질 이유도 없다.

"기술주 주도로 5% 추가 상승 가능"
이런 가운데 지난 6월말 랠리를 정확히 예측했던 스티플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18일(현지시간) 침체장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증시가 앞으로 수주일간 5% 이상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수주일간의 랠리는 지난 6월말처럼 올들어 주가 하락을 주도했던 기술주 같은 경기 민감주가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6월16일 저점 대비 S&P500지수는 4.5%, 나스닥지수는 6.7% 오르며 최근에는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가 어닝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증시의 추가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는 기업 실적과 미국 경제가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배니스터는 이미 증시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버블은 다 꺼졌으며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기업 이익이 이미 침체에 빠진 것처럼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조만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경고음은 높아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 경기 침체가 닥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과 상반된 견해다. 일례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지난주 미국 경제가 올해 안에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임박한 침체 신호 없다"
하지만 배니스터는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주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국채수익률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긴 했으나 일시적으로 2년물 국채수익률이 10년물 국채수익률을 웃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3개월물 국채수익률의 50일 이동평균선이 10년물 국채수익률의 50일 이동평균선을 상당기간 웃돌아야 믿을만한 경기 침체 신호라고 설명했다.

경제지표 상으로도 침체 신호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소매 판매만 해도 전달 대비 1% 늘며 예상(0.9% 증가)보다 좋았다. 이와 관련, 그는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중요한 지표로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니스터가 증시 강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 이익이 올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증시를 압박했던 인플레이션도 이미 지난달부터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며 악재로서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

다만 증시가 수주일 더 강세를 이어간다 해도 이는 침체장 랠리일 뿐이라는 것이 배니스터의 입장이다. 침체장이 끝나려면 지난 6월에 증시를 억눌렀던 3가지 악재가 해소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배니스터는 올해 안에 경기 침체나 기업의 실적 침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할 뿐 내년에도 없을 것이란 입장은 아니다.

"침체장 끝나려면 더 떨어져야"
올 상반기 주가 하락이 고통스럽긴 했지만 침체장이 끝나고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나려면 증시가 더 떨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프리즈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과거 침체장과 비교할 때 최근 증시 하락은 "끔찍할 정도로 깊지 않은데다 여전히 기간도 짧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증시 하락세는 2018년 침체장보다 폭은 크지만 기간은 여전히 몇 주일 정도 짧다"며 "과거 침체장에서 S&P500지수가 이전 최고점에서 새로운 최고점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568거래일이었는데 지금은 전 고점에서 131거래일이 지났을 뿐"이리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경기 침체가 임박한 것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어 현재의 시장 역학구도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도 여전히 견조한 편이고 지난 2분기 기업 실적도 경기 둔화가 느껴질 정도로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제프리즈는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39%만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역사적인 기준에서 매우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지속적인 증시 하락에 지쳤을 수 있으나 실제 증시 약세는 그렇게 길지도, 그렇게 깊지도 않았다"며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타이밍에 관계없이 S&P500지수가 실질적으로 진정한 반등을 촉발시키려면 상당 수준 더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침체 기다리는 장세
어쩌면 매도 빨리 맞고 지나가는 것이 속이 편한데 현재 증시는 언제 맞을지 모르는 매(경기 침체)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막상 성적(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을 받아보니 조만간 매를 맞아야 할 만큼 나쁘지는 않은데 여러 여건상 성적이 떨어지고 있어 내년에라도 매는 맞아야 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러니 마음 편하게 (랠리를) 누리지도 못하고 당장 성적은 매를 피할 정도니 살짝 놀아 보지만(반등) 언제 불려가 매를 맞을지 모르니 노는 것(반등)도 불안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마냥 기다리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와 같은 답답한 장세다. 이런 때는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종목을 분석하며 방향이 잡힐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해 보인다.

19일엔 개장 전에 지난 6월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되고 존슨 앤 존슨이 실적을 공개한다. 장 마감 후에는 넷플릭스 실적이 나온다.

한편, 18일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채용 속도를 늦추고 지출도 줄일 계획이라는 블룸버그의 보도로 2% 하락하면서 약세 마감했다.

애플은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에 모두 편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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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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