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4억 주택 기준' 금리전환 대책, 수도권 역차별?
물가 잡으려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리자 대출금리도 같이 뜁니다. 대출받아 집 산 사람들 부담이 더 늘어날 테니, 정부는 날마다 뛸 변동금리를 낮은 고정금리로 바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이건 역차별이다, 하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하는데요. 팩트체크 해보죠.
이지은 기자, 우선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 정확히 어떤 거였죠?
[기자]
안심전환대출이란 건데요.
신청 기준을 보면 주택 가격이 4억 원 이하에,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인 이들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로 설명해 드리면요. 연 5%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로 2억 원을 빌렸었는데, 이걸 우대금리를 받으면서 4%대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월 이자가 85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9만 원가량 줄어듭니다.
[앵커]
지금보다 금리가 더 싸기도 하고, 더 뛸 걱정이 없으니까 좋은 건데, 역차별이라는 주장은 왜 나오나요?
[기자]
수도권, 특히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를 가진 이들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할 거란 주장입니다.
올해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원에 가깝고, 경기도도 5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시세 4억 원을 기준으로 이런 혜택을 준다고 하니, 비수도권 주택 소유자만 대상이 되는 거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대상자들, 그런 혜택을 받을 걸로 예상되는 사람들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각각 어느 정도일 거라고 정부는 보고 있습니까?
[기자]
취재해보니,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4:6 정도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근거가 지난 2019년에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비율이 수도권은 46.7%, 비수도권은 53.3%였다는 거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3년 전 2019년 하고 지금은 집값이 완전히 다르잖아요?
[기자]
사실 2019년 당시에도 서울만 따지면 혜택 대상은 8%가 채 안 됐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혜택받는 대상이 최대 27만 명 정도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당시 비율로 계산을 해보니 서울은 2만 명 정도가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사이에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오른 상황이라 지방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에 사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정부는 기준을 왜 4억 원으로 정했나요? 더 올리면 안 되는 겁니까?
[기자]
여당에서도 기준을 6억 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정부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25조 원이라는 예산 제약이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9년의 경우, 신청 기준을 9억 원으로 했다가, 실제 혜택 받는 커트라인이 2.7억 원으로 확 낮아지는 바람에 신청자도 탈락자도 많아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처럼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주택담보대출을 가득 끌어모아 집을 산 서울 영끌족들 입장에선 신청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거라 상대적인 박탈감이 클 수 있겠네요. 이런 점들을 두루 감안한 더 적정한 기준이 나올지 봐야겠습니다. 팩트체크 이지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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