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시다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긴밀한 소통 희망"(종합2보)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한일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19일 외교부가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기시다 총리에게 윤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메시지에서 지난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기시다 총리와 조우한 사실을 들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한일 양국 우호 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박 장관의 이번 방일을 계기로 "양국관계 개선과 복원 흐름이 가속화될되기 바라고 보다 긴밀히 소통·협력하길 희망한다"는 뜻도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전날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박 장관은 특히 방일 첫날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의 한일 외교장관회담 및 업무만찬을 함께했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현재 한일 간 최대 갈등현안으로 떠오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조속한 해결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취지와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채택한 것이다. 일본 측은 이 선언에서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화했으며, 이는 이후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 토대가 됐단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박 장관은 "한일 양국 정상이 한일관계 개선·발전을 위해 서로 편리한 시기에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 예방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적 가치와 시장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가자"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는 양국 간 공식 합의로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위안부합의 당시 외무상으로서 양국 간 합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그러나 한일위안부합의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합의과정에 피해자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 측에서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약 100억원)으로 설립했던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화해·치유재단)을 일방적으로 해산, 사실상 '파기'됐단 평가를 받았다.
박 장관이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 언급한 건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와 관련해선 "일본 측도 성의 있는 호응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박 장관의 설명을 경청하면서 "한일이 앞으로 여러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좋은 관계, 미래를 위해 발전해가자"는 말을 했다고 박 장관이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기시다 총리 예방에 앞서선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자민당(자유민주당) 중의원 의원을 만나 양국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또 그는 자민당 본부를 찾아 지난 8일 참의원(상원) 선거 지원유세 도중 총격에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 대한 조의를 표시하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과도 면담했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아베 전 총리 사망에 따른 위로 및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 예방 뒤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만났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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