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우울·무기력..극단적 선택 전 94%가 경고 신호
[EBS 뉴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인데요.
최근 7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 801건을 조사했더니, 94%가 사망 전 다양한 경고 신호를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최근 7년 동안 자살 사망자 801명의 유족을 대상으로 심리부검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심리부검 결과, 자살사망자의 94.0%는 사망 3개월 전, 언어와 행동 등에서 평소와 다른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소보다 짜증을 내고, 수치심이나 외로움 등 감정 상태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32.3%로 가장 많았고, 평소 즐기던 일을 하지 않거나, 대인기피 증세를 보였다는 응답이 24.6%로 뒤를 이었습니다.
식사량이나 체중 감소 현상을 보인 사례도 상당 수 있었습니다.
자살 사망자는 가족관계와 경제적 문제, 그리고 직업 스트레스 등 평균 3.1개의 스트레스 사건을 동시에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심리부검 대상자 가운데 35%는 과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단적 선택한 이들은 적어도 29명으로 추정됐는데, 절반 이상이 경제적 스트레스와 직업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에, 자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망 전까지 치료나 상담을 유지한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강승걸 센터장 /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가천대 길병원 교수)
"제일 많은 질환이 우울증으로 생각이 됩니다. 우울증에 대한 약물 치료 그리고 상담 치료가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우울증 증상을 개선시키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됩니다."
보건복지부는 심리부검 면담이 자살 원인 분석은 물론, 유족에 대한 심리적 지지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심리부검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단위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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