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품은 채 질식한 상괭이, 배 속엔 낚싯바늘..원인 규명한다
[KBS 제주] [앵커]
최근 제주 해상에서 해양보호생물인 남방큰돌고래와 상괭이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고 있는데요.
고래의 사인을 밝혀내고, 인간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제주 연안에만 12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웃는 돌고래로 널리 알려진 국제 멸종위기종 상괭이 모두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지만, 최근 제주 바다에서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고 있습니다.
제주대와 서울대 등 국내 수의대 연구팀이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공동 부검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 제주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
배 속에는 4~5개월 된 36cm 길이의 새끼를 품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그물에 걸려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서 흔히 볼 수 없지만 제주에서 발견된 '인도태평양상괭이' 사체에선 5cm의 바늘 4개가 달려 있는 2m 길이의 낚싯줄이 기생충과 뒤엉킨 채 발견됐습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연구실 수의사 : "낚싯바늘을 먼저 먹어서 위에 뭉쳐 있다가 보니까 저 개체가 아파서 유영 속도도 느려지고, 위 내에서 위 내용물도 쌓이다 보니까 기생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이고요."]
연구팀은 직접적인 사인을 비롯해 미세플라스틱 성분 분석과 질병 등 간접적인 폐사 원인도 규명할 계획입니다.
[김병엽/교수/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 "질병이라든가 바이러스 이런 부분들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죽었을 수도 있거든요. 이런 사항들을 밝혀냄으로써 지금 살아있는 개체들에 대해서 앞으로 보호 관리 방안이라든가."]
제주에서 발견된 상괭이 폐사체는 해마다 50여 마리, 남방큰돌고래는 10여 마리에 이르는 가운데 공동 부검 연구로 폐사 원인이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이번 부검은 전국 10개 수의대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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