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의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 참여 경고
중국 정부 당국자가 한국의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 참여에 대해 직접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칩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반도체 산업은 고도로 글로벌화해서 각국이 분업하고 협력해서 반도체 기술의 지속적인 쾌속 진보를 함께 추동했다”며 운을 뗐다. 자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은 일관되게 자유무역 원칙을 표방하면서 계속 국가 역량을 남용해 과학기술과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협박 외교를 일삼고, 인위적인 산업 이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시도하며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글로벌 시장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칩4 동맹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디커플링 시도로 간주한 것이다.
그는 “세계 경제가 깊이 서로 융합된 상황에서 미국 측의 이런 행태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민심을 얻지 못하며, 결국 실패로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관련 당사자 측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자신의 장기적인 이익과 공평하고 공정한 시장 원칙에서 출발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는 데 도움 되는 일을 많이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한국이 칩4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마침 이날은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가 부임한 날이다.
중국은 앞서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1차로 견제구를 던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논평 격인 ‘GT 보이스’를 통해 “미국의 정치적 압력 아래에서 한국이 (칩4 동참 요청에 대해) 어떤 답을 할지 미지수이지만 만약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칩4에 가입할 경우 한국 반도체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논조였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반도체는 기술패권의 승패가 걸린 핵심 분야다. 오는 8월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윤석열 정부는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을 맞았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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