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 경제금융안보 동맹 기대" 옐런 "긴밀한 우정 깊은 의미"

2022. 7. 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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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 재무장관 방한
尹 대통령, 옐런 美 재무 만나
경제부총리·한은총재와도 회담
추경호 부총리와 재무장관회의
이창용 韓銀 총재와 40분 면담
통화스와프 재체결 언급 관심
국내 여성기업인 등과 오찬도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만나 외교·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옐런 장관에게 “한·미 간의 포괄적 전략 동맹이 정치군사안보에서 산업기술안보로, 나아가 경제금융안보 동맹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복합적인 다양한 위기가 전 세계로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간의 포괄적 전략 동맹이 정치군사안보에서 산업기술안보로, 나아가 경제금융안보 동맹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옐런 장관을 만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 체계로 탄생해서 오늘까지 이렇게 발전해 온 것에 미국의 역할과 영향이 대단히 컸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한이 한·미간에 다양한 포괄적인 동맹 관계가 더 크게 진전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에 “미국은 한국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에 대해 깊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한·미 경제, 또 글로벌 경제에 모두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서 같이 다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또 “미국은 한국을 상당히 오래된 우방과 친구로 생각하고 있고, 한국의 번영된 민주주의, 경제, 긴밀한 우정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대해서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 경제수장들도 잇따라 만났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옐런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미 재무장관이 한은을 방문해 한은 총재와 면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6년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이주열 당시 총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옐런 장관은 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양국간의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 옐런 장관은 이후 면담 장소로 옮겨 최근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 글로벌 정책 공조 등에 대해 약 40분간 논의했다. 한은에서는 이승헌 부총재, 서영경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민좌홍 부총재보, 오금화 국제협력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디덤 니산치 비서실장, 데이비드 립턴 자문관, 앤디 바우콜 국제관계 차관,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달러 강세 속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돌파하며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문제가 안건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 총재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 총재도 통화스와프는 미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업무라고 선을 그은 만큼 거론됐다는 사실조차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국과 미국의 경제수장도 만났다. 미국 재무부 장관이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2016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열었다.

두 사람은 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 위험 요인에 대한 양국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금융·외환 시장의 동향과 협력 방안은 물론 기후변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글로벌 보건 등 양국간 협력이 필요한 제반 이슈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회의를 계기로 양국 재무당국간 이해와 신뢰가 한층 제고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도 더욱 발전하고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4원 내려간 1313.4원에 마감됐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오른 1318원에 개장, 장 초반에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였지만 오후 들어서는 매도세가 들어서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주 25.7원 급등하며 1325원도 뚫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들어서는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통화에서 “옐런 장관의 통화 스와프 관련 발언 기대, 유로화 반등, 미국 금리인상 속도 제한 예상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한때 108.6까지 상승했다가 이날엔 107.3으로 내려섰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8포인트(0.18%) 내린 2,370.97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1포인트(0.72%) 오른 782.33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4.0원 내린 1,313.4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는 혼조세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4.28포인트(0.18%) 하락한 2370.97에 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가 애플의 고용축소 보도로 약보합 끝에 소폭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84, 918억을 사들였지만 기관은 1446억원 매도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한국 여성 기업인들과 한은의 여성 직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사찰 음식점에서 국내 핀테크 업체 여성 대표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업체 8퍼센트의 이효진 대표,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의 이혜민 공동대표, 자산관리 플랫폼 에임의 이지혜 대표와 글로벌 기업 2곳의 여성 대표들이 참석했다. 또 옐런 장관은 약 30명의 한은 여성 직원들과 만나 ‘경제학계와 여성’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유지혜·이도형·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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