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리더십 타격에 權·김기현·이준석 당권 수싸움 치열
기사내용 요약
권성동 직대체제…변동 가능성 주목
權, '채용' 설화로 리더십 위기자초
불필요 발언 최소화하고 잡음 차단
김기현 "지지 떨어져…위기감 필요"
"이준석, 나름의 '통 큰 판단' 기대"
이준석, '윤리위 모호성' 여론 호재
안철수, 당권 참전 없이 '민당정'만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는 변동사항이 없지만, 권 직무대행이 강릉 지인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한 논란이 벌어지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이 틈을 타 핵심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직대 체제'의 한계를 다시 지적하고 나서며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장기전에 들어간 이준석 대표는 자진사퇴 없이 당권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전까지는 이 대표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안의 배경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위기 국면과 함께 권 직무대행의 최근 '설화'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권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대통령실 9급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넣었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불렀다. 권 직무대행이 추천 경로로 언급한 장제원 의원이 18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권 직무대행은 발언을 공식 회의와 질의응답으로 통일하고, 정무적 입장은 기존 발언이나 대변인 논평으로 갈음하는 등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 권 직무대행 입장에서는 추가 악재가 없을 경우 적어도 이 대표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전까지는 당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잡음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일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적 채용' 질문에 "'공적 채용'이라는 말씀을 대통령실이나 당에서 많이 해서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이후 기자들이 따라붙자 '공식 백브리핑만 하겠다'고 밝혔다.
권 직무대행이 흔들리자 핵심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직무대행 체제의 한계를 연일 지적하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우회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기 전당대회의 요건인 이준석 대표 사퇴도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직무대행 체제는 당헌당규에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집권 초기 6개월 동안 당이 임시체제로 가고 있는 것이 과연 정국 운영에서 적합한 것이냐,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당에 무난하게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과연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바람직하냐 그런 위기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작년 4월에 원내대표를 맡았는데 당 지지율이 20%대였고, '40%까지 끌어올리겠다' 약속을 실제로 지켜서 우리가 대선에서 이기는 결과를 낳았다"고 자신의 성공 경험을 강조하며 "이런 국면에 당헌당규 해석에만 의존해서 그대로 6개월 내내 그냥 가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개최의 조건인 이 대표 거취에 대해서도 전날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에 많은 애정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믿고 있고, 여당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름대로 '통 큰 판단'을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내 혼란 수습을 위한 사퇴를 촉구한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기 전대 열쇠를 쥔 이준석 대표는 전국의 당원과 시민들을 비공개로 접촉하며 '정치 토론'을 이어가는 장기전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 8일 당원권 정지 6개월로 의결된 윤리위원회 징계에 대한 재심 청구 기한도 넘겨 '불복 절차'도 내려놨다.
이 대표가 직접 낸 메시지는 지난 17일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을 방문한 뒤 "4시간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며 "SNS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고 적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 행선지로 '강원도'를 예고했는데, 19일 강원 지역 당원들과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론전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꾀하고 있고, 여론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징계의 부당성'인 만큼 전날 윤리위가 김성태·염동열 전 의원에게 이 대표보다 경징계인 당원권 정지 3개월을 의결한 것은 호재다.
김용태 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리위의 기준이 이 대표를 향해서는 아직 사실관계가 다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6개월이라는 징계를 했다는 것이 기준이 애매모호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과 함께 핵심 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은 당내 접촉면 확대에 주력하며 상황을 관망 중이다. 안 의원은 김 의원과 달리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이견을 낸 바 없다.
지난주 공부모임 '민·당·정 토론회'를 띄운 안 의원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비판 외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20일 2차 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이날 주제는 '과학기술 패권시대 경쟁 전략'으로, 안 의원이 후반기 원 구성이 이뤄지고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배치되면 파고들겠다고 했던 핵심 분야다.
당 바깥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MBN에서 차기 당권 구도에 대해 "이 대표가 다음번 당권에 또 도전하려고 생각하지 않나 느껴진다"고 보며 안 의원의 당권 쟁취 가능성에 대해 "안 의원은 대통령·서울시장 출마로 밖에 제일 많이 알려져서, 두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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