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자살 최소 29건.."경고 신호 보내지만 인지 못해"

기정훈 2022. 7.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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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7년 자살자 801명의 심리부검 분석결과 발표
코로나 이후 2년 132건 중 29건 '코로나 연관'
"코로나 이후 사회적 고립·경제문제 등이 영향"

[앵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내지만, 가족들이 눈치채는 비율은 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가 자살자의 심리 부검을 해봤더니 최근 2년간 코로나19와 관련된 자살이 최소 29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죽음의 물리적 원인을 찾는 게 부검이라면 자살의 심리적 원인을 찾는 게 심리 부검입니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자살사망자 801명의 유족 9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최근 2년의 심리 부검 132건 가운데 29건이 코로나19와 연관된 자살로 분류됐습니다.

29명 모두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자살위기에 취약했지만, 코로나 이후 사회적 고립과 경제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깁니다.

특히 대부분 자살은 하나가 아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자는 사망 전 평균 3.1개의 스트레스 사건을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스트레스 유형별로는 가족관계, 경제, 직업 스트레스 순으로 많았는데, 코로나 연관 사례에선 경제 스트레스가 가장 커 코로나 불황의 심각성을 보여줬습니다.

또 심리 부검 대상 열에 아홉 이상은 (94.0%) 사망 전에 주변을 정리하거나 죽음을 언급하는 등 경고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걸 알아챈 가족이나 지인은 넷에 하나도 되지 않았고, (22.7%) 눈치를 챈 경우에도 절반 가까이는(46.2%) 대처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상자의 열에 아홉은(88.6%) 정신과 질환이 있었고, 여덟 넘게(82.1%)는 우울장애였습니다.

또 한 번 이상 자살 시도를 했거나 자해를 했던 경우가 각각 35.8%와 10.2%로 나타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재시도를 통해 사망에 이르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대상자의 절반 가까이가 생전에 가족이나 지인을 자살로 잃은 이른바 '자살 유족'이었고 면담에 참여한 유족들 역시 열에 여덟 이상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유족의 60.9%는 중증도 이상의 우울 상태여서 남은 사람들에 대한 사후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원소윤 /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 : 심리 부검 면담은 자살원인에 대한 분석정보를 얻는 목적 외에도 유족의 건강한 애도를 도와 심리적 지지와 위안을 줄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현재 중앙 주도로 이뤄지는 심리 부검 면담을 광역주도형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복지부는 심리부검 면담 보고서를 전국의 자살예방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한편, 오는 12월까지 범부처 차원의 제2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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