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가해자, 살인죄 적용 높아졌다".. 이수정이 꼽은 특이점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인하대학교 성폭행 사망사건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20)씨를 향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살인죄가 적용될 개연성이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교수는 19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그 이유에 대해 “(건물에서) 떨어지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인데 119에 신고하지 않고 구조도 하지 않았다”라며 “최소한 미필적 고의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고의성 여부를 입증할 방법에 대해 이 교수는 “피해자가 추락한 유리창이 바닥으로부터 1m 떨어져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실수로 추락하긴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며 “경찰이 유리창 창틀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해 국과수에 보낸 상황인데 거기서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나 지문 등이 나온다면 가해자가 창밖으로 (피해자를) 밀어서 떨어뜨렸다는 개연성을 상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김씨 추정 인물에 대한 신상정보가 퍼지는 것과 피해자에 대한 도 넘은 2차 가해가 생성되는 것을 두고선 “(김씨에 대한) 응징의 심리가 온라인상에 강력하게 퍼진 것”이라면서도 “가해자의 신상을 털기 시작하면 상승효과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신상 털기도 이뤄지고, 젠더 갈등을 유발해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의 60%가 선배나 동기, 후배 등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한 통계에 대해 “이 통계치를 다 같이 열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라며 “교직원에 대해서는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이뤄져 왔지만 학생들은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하는 강제성이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생 간 성폭력 사건이) 심각한 범죄로 진전될 수 있다는 경계심을 다 같이 가져야 하고, 교내 CCTV 설치 등 시설적인 부분에 대한 개선과 학생들에 대한 계도적인 교육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걸 시사하는 통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 17일 준강간치사죄로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이날 김씨가 지난 15일 범행 현장에 놓고 간 휴대전화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 파일을 확보했다. YTN에 따르면 경찰은 김씨가 의도적으로 불법 촬영을 시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범행 상황이 담긴 음성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상이 제대로 촬영되지 않았을 경우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수 (sso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