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22일까지 출석 않으면 강제구인"..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도

박형윤·양종곤 기자 거제=황상욱 기자 2022. 7. 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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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우조선 공권력 투입 시사]
행안·고용장관·경찰청장 거제行
공권력 개입 언급하며 노조 압박
고용장관은 "정부 믿어달라" 설득
勞 자극 우려 '대화 우선' 강온전략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에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서울경제]

48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파업 사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19일 정오께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을 찾아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하청노조를 압박하는 한편 파업을 풀고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강경 진압이 자칫 노동계 ‘하투(夏鬪)’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만큼 공권력 투입은 ‘최후의 카드’로 남겨둔 모습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23일부터 2주간 하계휴가에 돌입해 하청노조 등이 포함된 ‘4자 회담’이 그전에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별다른 대책 없이 파업이 지속되며 노사 양측의 피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 시점이 늦어도 23일 이전에는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권력 투입 저울질···출석 요구 기한 22일이 ‘분수령’=이상민 장관과 윤 후보자는 이날 11시 경찰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했다. 이상민 장관은 “대우조선해양의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 방책에 대해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두루두루 검토하고 있다. 둘러보고 돌아가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상민 장관은 “공권력 투입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가지 희생이나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기존 19명이던 수사팀을 배로 증강해 체포 영장 재신청 등을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고소한 노조 집행부에 대한 4차 출석 요구 기한이 22일”이라며 “22일까지 출석을 하지 않는다면 체포 영장을 다시 신청해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 ‘하투’ 연계 우려에···압박과 대화 양공 전략=정부는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조를 압박하면서도 대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상민 장관은 “고용부 장관이 오셔서 시위자들하고 대화를 하고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타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식 장관은 이날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파업 중인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을 만나 “정부를 믿어달라”며 “여러분이 더 이상 힘들어하고 파국으로 가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압박도 가했다.

정부가 대화를 우선순위에 둔 이유는 공권력 투입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고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계 ‘하투’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몫이며 이는 정부를 향한 노동자·민중의 거대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전국 금속노조는 20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행안부 장관, 초유 수사 지휘권 발동하나=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에 대해 이상민 장관이 사상 초유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할지도 관심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사회적 관심이 큰 주요 집회·시위 발생 시 관계 부처 장관 회의에 행안부 장관이 참석한 적은 있지만 정부 내 집회·시위 담당 조직은 경찰청이기 때문에 이번처럼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를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경찰청을 소속 외청으로 지휘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민 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평상시 개별 사안에 대해서 경찰에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사회적 관심이 큰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 지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잇달아 직접 강경 발언을 내놓고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이번 파업 사태가 이상민 장관의 첫 수사 지휘권 행사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윤·양종곤 기자 거제=황상욱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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