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은행 '이종결합' 기회..빅테크 대항할 무기 생겨
소비·배달 이력으로 신용평가
비금융 데이터로 신산업 모색
계열사간 정보 공유도 추진
금융위원장 "새로운 발전기회"
핀테크에도 정보제공범위 확대
가상자산 국내발행 속도붙을듯
산업자본 은행업 진출은 불허
◆ 규제 푸는 尹정부 ◆
대표적인 경우가 은행의 배달업 진출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 음식배달 앱 '땡겨요'를 출시했다. 전통적 관점에서 은행업과 배달업은 관련성이 적은 업종이다. 각 업종 간 시너지 효과가 작고,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회사의 타 산업 진출은 금지됐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 같은 규제 시각에도 변화의 필요성이 생겼다. 배달 중개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거래 정보가 쌓이고, 결제 서비스가 연동되며 은행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기능 확장 측면에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7월 전 금융권 수요조사를 통해 약 234개 건의 사항을 접수했고, 이 중 우선 추진 과제 36개를 선정했다.
금융 산업의 전업주의도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전업주의는 은행·보험·증권 등 각 업권이 고유 업무만을 수행하고, 다른 업무에 참여하는 것은 제한하는 규제다. 금융 산업의 리스크 전이 방지와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최근 금융업의 플랫폼화가 진행되며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한 금융지주의 여러 계열사 앱을 개별 설치해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업주의 규제가 완화되면 '슈퍼 앱'이 탄생해 기존 금융권의 경우 디지털 유니버설 뱅킹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핀테크 업체 등은 마이데이터 사업 고도화를 위해 정보 제공 범위를 넓혀줄 것을 금융위에 건의했다. 현재는 퇴직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일부 금융 상품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자산·재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율 체계 정비도 이번 규제개혁회의 우선 추진 안건에 포함됐다. 가상자산업권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발행(ICO)이 금지되며 해외에서만 ICO를 진행하는 애로 사항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디지털자산법 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요 추진 과제 5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금융회사의 디지털화를 가로막는 규제 개선, 전업주의 규제 합리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자본시장 인프라 정비, 감독·제재·검사 행정 개선 등이다. 김 위원장은 "근본부터 의심해 금융 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며 "규제 혁신을 통해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감독원도 금융관행혁신 TF를 구성하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주재 첫 회의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민간의 신규사업 추진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업무처리 지연, 예견 가능성 없는 금융사고를 우려한 보수적 감독행정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관행혁신 신고센터'와 업계 실무자 간담회 등을 통해 혁신 수요를 파악한 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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