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소환한 윤석열.."장관들이 스타 돼라"

박인혜,이지용,정주원 2022. 7.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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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책도 국민 체감 중요
장관이 발로 뛰며 소상히 소통
대통령 보이지 않아도 좋아"
지지율 하락에 군기잡기 나서
장관들 업무보고 1시간 훌쩍
수석비서관회의선 심층 문답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참모들과 장관들 '군기 잡기'에 나섰다. 부처별 업무보고 시간을 대폭 늘리며 하나하나 따져 묻는가 하면,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방송이든 신문이든 장관은 언론에 자주 등장해야 한다.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며 "장관이 이 정권의 스타가 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특히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사례를 들며 "이 회장이 뒤로 물러나 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많이 배출했고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현안을 점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에서 책임감을 갖고 필요한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기를 당부드린다"며 "장관들께서 직접 발로 뛰고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해달라"고 촉구했다. 당선인 때부터 총리와 장관에게 권한을 많이 부여하는 대신, 책임도 많이 묻겠다고 한 기조와 연결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공유하는 공동 언어와 철학, 각 부처가 추진하는 국정과제를 더 자주 국민과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새 정부가 어떤 일에 집중하는지 국민이 더 잘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윤 대통령이 피력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인사 문제 등이 얽히며 수직 하락하고 있다. 취임 2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를 위협받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인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공급망 문제 등으로 물가가 치솟는 현 상황에서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도 한몫한다. 인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일단 '굽힐'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와 민생 문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8일 수석비서관회의 틀이 변경된 데서도 감지됐다.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소규모로 열렸고, 기존 직사각형 형태의 긴 테이블이 아닌 원탁 테이블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그 대신 대통령의 질문의 개수나 강도가 세졌다. 장관들은 업무보고가 끝나면 곧바로 대통령실 기자실로 내려와 별도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 지침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께서 알지 못하고, 실제로 체감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추진 중인 정책은 장관들께서 국민께 소상하게 잘 설명해 주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장관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어렵게 준비한 정책이 묻히지 않도록 한덕수 국무총리와 장차관은 물론, 실국장까지 방송이나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규제 개혁은 모든 정부가 약속했지만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장 의견을 모아 정부와 함께 하나라도 제대로 된 규제 철폐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당은 추진단을 통해 금융·건설·의료 등 업종별 관계자에게 규제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각 상임위 간사단과 정책위를 중심으로 대안을 도출해 내겠다는 계획이다. 성 의장은 "손톱 밑 가시라는 말이 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한국 경제를 고통스럽게 하는 가시 같은 규제를 시원하게 뽑아낼 수 있도록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의 이 같은 행보가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믿을 건 결국 여론전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많다.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 민심 반전에 유리한 법 개정안을 아무리 내놔도 절대다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현실화가 불가능한데, 결국 정책 발표 후 국민 지지가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박인혜 기자 / 이지용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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