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 확정 직후 유럽 정상회담 손짓

홍콩 언론 "11월 베이징 초청"
中, 미국 맞서 유럽 끌어안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유럽 4개국 정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유럽과의 거리 좁히기를 통해 미국의 압박을 방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초청 날짜도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는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직후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집권 3기를 대내외에 천명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유럽 정상들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 초청을 받았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초청 대상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라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중국과 거리가 가까운 국가의 정상들로 평가된다. 다만 유럽 정상들은 아직 초청 수락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신문은 프랑스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초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파리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초청 수락 여부를 놓고 유럽 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해 중국과 유럽 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돼 있어 유럽 정상들이 과거처럼 곧바로 베이징 초청에 응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럽 정상들이 결국 중국의 초청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SCMP 분석이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시기는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초청 시점은 중국 정치 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SCMP는 "초청 날짜가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직후라는 것은 시 주석이 3연임을 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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