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화값 급락에..기재부, 국민연금에 SOS
"투자 환헤지 비중 늘려달라"
외환시장 변동성 축소 노력
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 선을 밑도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에 해외 투자 시 환헤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증하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로 인해 불안한 원화값이 더 요동치는 상황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환헤지란 원화값 변동으로 투자 수익률이 영향받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투자 방식을 뜻한다. 국민연금은 통상 해외 투자에 나설 때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오픈 전략을 취해왔다. 통화가치 변동에 따른 수익률 역시 투자 성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19일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는데도 국민연금은 환오픈 전략을 고수해 시장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 한국은행과 함께 환오픈·헤지 전략과 관련한 의견을 국민연금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외환)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 발언이 나온 이후 국민연금은 일부 환헤지를 하고 있으나 기재부에선 지속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계속 요청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의견 전달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형식이다. 정부가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 전략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음에도 기재부가 지속적으로 권고에 나서는 것은 연금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국민연금과 개인을 중심으로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크게 늘면서 외환 유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도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보유 규모가 2700억달러에서 3300억달러로 지난해 한 해에만 600억달러 증가했다"며 원화 약세 원인 중 하나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를 꼽았다.
한국의 전체 해외 자산 가운데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비중은 약 16%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재 26.8%인 해외 주식 비중을 2027년까지 40.3%로 늘릴 방침이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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