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채 금리 급등..카드론 받기 어려워진다

최근도 2022. 7.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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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와 금리差 12년만에 최고
카드채 금리 상반기 2배 올라
여전사 자금조달 어려워지며
CP 발행 올 들어 3배 넘게 증가
카드론 한도 줄고 금리 오를듯
취약차주 대출 받기 힘들어져
카드회사의 자금 조달 원천인 카드채 금리가 올해 상반기에만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카드채와 국채의 격차도 2010년 12월 이후 약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금리가 오르고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등급 AA+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카드 3사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연 4.302%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2021년 1월(1.241%)에 비해 1.436%포인트 치솟으며 연 2.67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또다시 80% 오르면서 4.3%대에 도달한 것이다. 특히 카드채와 국채의 스프레드는 1.082%포인트(108.2bp)로 금투협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포인트를 넘은 것도 2011년 10월 25일 이후 11년 만이다.

금리 인상기에 카드채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2016~2018년 금리 인상기에 비해 이번에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2016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2018년까지 7차례 금리를 올렸다. 카드채는 2016년 8월 연 1.491%에서 2018년 5월 연 2.658%까지 약 2년간 1.167%포인트 올랐다. 이번엔 2020년 5월 이후 2년 만에 0.792%에서 3.51%포인트나 올랐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이 카드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가 발행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는 총 1조14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발행 규모인 2조69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 일종인 여신전문금융채권 발행으로 운영자금의 70% 이상을 조달한다.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집중하는 건 주로 기업어음(CP)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월별 CP 발행 규모는 1월 9000억원, 2월 1조3800억원, 3월 2조7350억원, 4월 2조9850억원, 5월 2조5350억원으로 4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미 여신전문금융사들이 CP 시장으로 많이 몰려와 시장의 카드채 CP 흡수 능력도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 CP는 주로 증권사와 증권사 신탁계정이 매수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CP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자금 조달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조달 난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카드사에는 부담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로 치솟으면서 시장 예상치(8.8%)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쇼크에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또는 이를 뛰어넘는 긴축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연말까지 카드론 금리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5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07~14.34%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연 12.39~14.01%) 대비 하단은 0.32%포인트 내렸으나 상단은 0.33%포인트 오른 수치다.

자금 조달 상황이 어려워지면 카드사들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취급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은 카드사로선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금 흐름이 경색될수록 대출 등의 사업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차주의 고객 비중을 늘리고 있어 취약 차주일수록 카드론을 받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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