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전투기 KF-21 첫비행 성공..33분간 하늘을 날았다(종합)
역사적 비행 조종사는 안준현 소령..최종 성공까지 2천여회 시험비행 남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지헌 기자 =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역사적인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성공 국가에 성큼 다가섰으며, 항공산업 기술력을 대내외에 과시한 쾌거로 평가된다.
방위사업청은 19일 오후 KF-21 시제기가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해 시험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착륙했다고 밝혔다.
KF-21은 이날 오후 3시 40분께 활주로를 박차고 올라 이륙에 성공했으며, 오후 4시 13분께 지상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33분간 창공을 누비면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 등을 확인했다.
첫 비행에서는 초음속까지 속도를 내지 않고 경비행기 속도인 시속 약 400㎞(200노트) 정도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KF-21이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KF-21은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시험과 지난달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 등을 통해 안전한 최초 비행이 준비됐음을 확인했고, 이날 최초비행을 수행했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최초비행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은 비행시험 단계에 돌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2천여 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영역을 확장하고, 각종 성능 확인 및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면 2026년 체계개발이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KF-21 수출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날 시제기에 올라 담대하게 역사적인 시험비행을 수행한 조종사는 한국형 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으로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시험비행 조종사 안준현 소령이다.
KF-21 첫 비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1월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천명한 지 약 22년 만이자 군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0년 만이다.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개발, 작전요구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방위사업청은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시험비행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뿐이다.
이날 시험비행은 4.5세대 첨단 전투기의 국내 개발 능력을 보여준 순간으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 성공에 성큼 다가가 국내 항공 기술의 새로운 도약과 '첨단 강군'으로의 비상을 상징한다고 방사청은 평가했다.
앞으로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과 시험비행 관문을 모두 통과하면 2026년 양산이 시작된다.
최종 개발에 성공하면 공군은 2026~2028년 초도물량 40대에 이어 2032년까지 추가 80대까지 총 12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날 시험비행은 비공개로 진행됐음에도 사천 3훈련비행단 인근에는 오전부터 유튜버와 군용 항공기 동호인 등 수백 명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KAI 고정익사업부문장 류광수 부사장은 "KF-21 보라매가 한국의 항공산업 발전과 대한민국 공군의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염원을 안고 오늘 역사적인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면서 "지난 2002년 T-50의 꿈을 이루었고,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기적을 이뤘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이는 국내외 수많은 개발 엔지니어와 숙련된 생산인력의 피와 땀이 베인 결과물"이라며 "보라매 탄생을 위한 국민의 염원과 응원을 힘입어 공군, 방위사업청, 한국항공, 국내외 협력업체가 모두가 어렵고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개발 성공을 위한 도전의 결과물을 오늘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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