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주자들 페어플레이 다짐했지만..전면전 치닫는 '친명 vs 비명'
비명계 '어대명 흔들기'에 친명계 '엄호 사격'..역컨벤션 효과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주자들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당선 가능성에 여전히 힘이 실리는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흔들기 위한 비이재명계의 합동 공세 수위도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당권주자 8명 가운데 이 고문을 비롯한 5명의 예비후보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후보자 포토세션' 행사에 참석했다.
오는 28일 진행될 예비경선(컷오프)과 이후 본경선을 앞두고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자리였는데, 면면에는 적잖은 긴장감이 엿보였다.
이들은 '국민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라고 적힌 파란색 현수막을 다 함께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가 하면,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총 8명의 주자 가운데 박용진·김민석·설훈 의원(기호순)은 지방 일정 등으로 자리하지 못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들에게 "비전과 정책 중심의 경쟁을 해서 전당대회가 당원과 국민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표 후보가 8명, 최고위원 후보는 17명인데 이는 민주당 창당 이래 최대 규모"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흥행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고도 했다.
이 고문도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가 민생을 개선하고 국민의 걱정을 더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현안 질문들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이번 전당대회의 '흥행'을 모멘텀 삼아 선거 연패 늪에 빠진 민주당의 당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역(逆) 컨벤션 효과'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 고문의 출마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네거티브전으로 흐르면서 지난 대선 경선 때의 '명낙대전 악몽'이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당장 후보 등록 완료 이튿날인 이날도 비이재명계(비명계) 대 친이재명계(친명계)는 서로 대치하며 으르렁댔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 자격정지 제도를 도입해 체포동의안 의결 대상에서 자격정지 의원을 제외하겠다. 방탄국회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정치개혁안을 공약했다.
국회 윤리특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국회의원은 체포동의안 의결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자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고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어대명은 민주당에 짙게 드리워진 그늘"이라며 "이재명 후보에게 묻는다. 왜 당당합니까. 자기 책임을 저버린 분이 어떻게 민주당을 혁신할 수 있습니까"라며 작심 비판했다.
이어 "통합의 출발은 처절한 자기반성이다. 이 후보는 출마 목적을 오염시켰다"며 "민주당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당으로 전락할까 두렵다. 이것이 민주당의 진짜 위기"라고도 했다.
친문계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첫 토론 발제에서 당의 위기 극복을 위해 ▲ 친문 정치 ▲ 586 정치 ▲ 이재명의 민주당 등 3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계와 86세대도 동시 조준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김 의원의 과녁은 이 고문이었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민주당의 반성·혁신·통합이 어렵다", "대선과 지선을 거치며 대안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등 상당 부분을 이 고문의 당권 도전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이 고문이 전대 출마를 고심할 때만 해도 로우키 행보를 펼치던 친명계도 본격적인 대응 사격에 나서고 있다.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친명계 박찬대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 이 고문의 '사법 리스크' 논란에 "사법 리스크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일 이 고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설훈 의원을 향해 "후배 정치인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지 않나. (설 의원이 모신)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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