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실적랠리 언제까지..신규투자로 미래준비

나은수 2022. 7.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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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현금성자산 13조원 관측
톱티어 해운물류사 도약 다짐

지난 1년 반 동안 이어온 HMM의 실적 랠리가 올 2분기에도 지속될지 관심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운임료가 하락한 탓이다. 일각에선 운임료가 장기계약으로 체결되는 만큼, 올 2분기까진 실적 랠리를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이런 우려속에 HMM은 공격적 투자 계획을 내놨다. 해운업 초호황 시기에 번 돈을 재원 삼아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자하겠단 계획이다.

HMM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약 10조원으로 올해 말엔 13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분기 실적, 정점? 하락?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HMM 올 2분기 매출은 4조75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조86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기와 견줄 땐 실적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올 2분기 예상 실적을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8.9%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가 맞다면 실적 랠리도 멈춰선다. HMM은 2020년 4분기(매출 2조66억원, 영업이익 5670억원)부터 올 1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2분기 실적 감소예측의 직접적 원인은 운임료와 연관있다. 작년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늘면서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선박 적체 현상으로 실어 나를 배가 부족해지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운임료가 코로나 이전대비 4~5배 가량 뛰면서 해운 기업들은 초호황기를 누렸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하지만 올 초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해상 운임료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15일 4074.4 포인트로 연초대비 20.3% 빠졌다. 여전히 운임지수가 높은 수준이지만 향후 운임료가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약화로 3분기가 성수기임에도 물동량 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다"며 "HMM의 주요 노선인 미국·유럽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지 않아 물동량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2분기 실적 정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이익 감소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대신증권은 HMM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 5조3955억원, 영업이익 3조465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하강 압력으로 올해 하반기 컨테이너 수요 전망이 불확실하고, 스팟(단기계약) 운임 하락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실적을 정점으로 이익 감익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도 "운임료가 SCFI 지수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장기 운송 계약의 경우 통상 3~5월에 체결되는데 지난해 평균 운임료를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진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는 운임료가 꾸준히 오른 영향에 HMM을 포함한 대부분 해운기업들이 좋은 조건에서 장기 운임 계약을 체결했을 것"며 "3분기, 4분기도 실적이 다소 주춤하겠지만 급격하게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쌓아둔 현금 푼다

/사진=HMM 제공,

글로벌 경기가 둔화에 진입한 상황에서 HMM은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HMM은 지난 14일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MM이 미래 사업 계획을 밝히는 것은 약 20년 만의 일이다.

이번 투자는 컨테이너선단을 현재 82만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20만TEU까지 늘리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벌크선을 현재 29척에서 55척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 골자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선박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HMM처럼 채권단 체제하에 있는 기업은 보수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서 HMM의 이번 중장기 전략을 공격적인 투자 행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해운업 초호황기에 쌓아둔 현금에 있다. HMM의 지난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9조5104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1조2522억원)와 비교했을 때 659.5%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선 올해 말까지 현금성 자산이 13조~14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향후 5년 동안 나누어 쏟아붓는 셈이다.  

HMM 관계자는 "이번 회사의 대규모 투자는 쌓아둔 현금성 자산을 통해 대부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해운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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