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없이 악재만.. 권성동 직대체제 '가시밭길'

정호영 2022. 7. 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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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權 리더십 우려 제기.. 지지율 하락세 속 반등 고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의장실을 나사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중징계 사태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의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섰지만 열흘도 채 안돼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한 권 대행의 해명이 되려 더 큰 논란이 되면서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6개월 임시체제'의 안정성을 지적하는 중진들의 견제도 잇따르고 있다. 당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겪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야당의 시간'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있어 반등 모멘텀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권 대행 체제를 추인했다. 지난 8일 이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지 3일 만이었다. 이 대표의 징계 해석과 관련한 당내 차기 지도체제 논쟁이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이 아닌 권 대행 체제로의 전환은 '임시 봉합'에 가까웠지만 초유의 대표 중징계 사태에 따른 당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한 판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갑작스럽게 여당 지휘봉을 거머쥔 권 대행의 언행과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강릉 지인 우모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발탁돼 '사적 채용'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한 권 대행의 발언이 이같은 우려의 촉매가 됐다. 권 대행은 지난 15일 해당 논란과 관련해 자신이 우씨를 추천했으며, 이를 위해 장제원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지만 7급 대신 9급으로 채용됐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권 대행이 해명 과정에서 한 "(9급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데 이걸 받고 강릉 촌놈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라는 발언도 논란 대상이 됐다. 더구나 우씨는 권 대행 지역구인 강릉시 선관위원으로 재직 중인 터라 '사적 채용' 논란은 이해충돌·청탁 논란으로 비화된 상태다.

권 대행의 대응을 두고 당 중진들도 비판에 나섰다.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대통령실 인사를 담당했던 장 의원은 전날(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 국민은 말의 내용 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권 대행을 공개 저격했다.

'윤핵관' 갈등설에 휩싸인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5선의 정우택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품격에 맞는 발언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 압력을 가했다든지, 9급과 최저임금을 결부시킨다든지 등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9급 공무원을 무시하는 발언에 공시생이 분노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4선의 김기현 의원은 권 대행 체제의 안정성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집권 초기 6개월은 후반기 1년보다 더 중요하다"며 "6개월 동안 당이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과연 적합한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무난한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 성공에 바람직한가"라며 "어떻게 하면 추락하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완연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5일 전국 성인남녀 2천519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18일 발표) 긍정평가는 33.4%, 부정평가는 63.3%였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주 대비 긍정평가는 3.6%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6.3%포인트 올랐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전주 대비 1.8포인트 내린 39.1%, 더불어민주당은 2.4%포인트 오른 44.2%였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5~27일 예정된 대정부 질문은 집권여당으로서 야당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고(高)물가·고금리 등 민생경제 위기도 맞물려 있다.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있는 권 대행으로서는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이다. 이렇다 할 반등 해법 없이 새 정부 출범 100일인 내달 17일을 맞이하면 당장 권 대행이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권 대행이 집권여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입증한 건 별로 없는데,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는커녕 확대해 당을 위기로 빠트린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 30%대가 무너지면 본격적으로 책임론이 나올 텐데, 권 대행이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중간자적 위치인데 그 역할을 전혀 못하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너무 빠지고 있는데 여권 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카드도 없다. 국민의힘은 8월 말, 9월 초 비대위 전환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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