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열흘 만에 리더십 '흔들'..6개월 직무대행 '가시밭길'
'6개월 직무대행' 비토도 계속..김기현 "과연 바람직하냐"
이준석, 광주 후 '윤핵관' 지역구 경남·부산·강원 순회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게 된 지 불과 열흘 정도 만에 여러 악재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당초 권 대행이 공언한 6개월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강원도 등 장외여론전을 펼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19일 국민의힘 내에서도 권 대행이 ‘강릉 지인’ 대통령실 채용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9급 공무원 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말씀이 무척 거칠다. 이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이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장제원 의원의 조언에 공감한다. 수용하겠다고 하셨으니 그 연장선상에서 국민과 청년께 본인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릴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도 권 대행의 해명과 관련 “설명을 조금 적절하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도 권 대행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권 대행은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도 유감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묻자 “여러번 이야기해서 답변하지 않겠다. 거기에 대한 입장 표명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직전엔 권 대행이 “KBS·MBC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이라며 특정 언론을 상대로 취재 거부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권 대행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굽히지 않는 태도에 당 내 의원들도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권 대행이 공언한 ‘6개월 직무 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중진 의원은 “사과를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며 “안그래도 당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권 대행이 집권 여당 대표로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득점하는 라운드가 있고, 실점하는 라운드가 있지만 이번 (별정직 채용 관련) 논란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중간에 (당대표) 직무 수행을 잘 하지 못 할 경우 6개월 직무 대행이 끝날 수도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안정적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6개월 직무대행’ 반대 목소리도…이준석, 입지 다지기
여전히 권 대행의 6개월 직무 대행이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6개월 기간 동안 당이 비상 체제 혹은 임시체제로 가고 있는 것이 과연 정국 운영에서 적합한 것이냐, 특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떨어지고 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과연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바람직한 것이냐 하는 그런 위기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징계 이후 전국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장외전을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 1월 당대표 복귀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3일 광주 무등산 등반을 시작으로 전남 목포와 순천, 경남 진주와 창원을 찾고, 지난 17일엔 부산 광안리에서 지지자들을 만났고 조만간 강원도도 방문한다.
공교롭게 이 대표의 동선은 윤핵관 의원들의 지역구와 겹친다. 부산(장제원)과 강원도(권성동·이철규·이양수·유상범), 창원(윤한홍) 등 친윤 의원들의 지역구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N ‘판도라’에서 이같은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다음번 당권에 또 도전하려고 생각하지 않나 느껴진다. 무슨 여론조사를 보니까 차기 대표로 제일 높은 지지를 받은 게 그래도 이준석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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