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흑해 봉쇄 지속시 곡물 생산량 대폭 삭감"

황민규 기자 2022. 7. 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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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곡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높은 식량 가격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솔스키 장관은 "내년 봄 우크라이나의 항구들이 폐쇄되면 농부들은 옥수수 재배를 극적으로 줄이고 콩과 해바라기 등을 재배할 것"이라며 "내년 밀과 옥수수의 생산 감소는 전 세계 곡물 부족을 연장시키고 식량 가격을 더 오래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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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로 수출길 막혀 우크라 농민 재정난
밀·보리 파종 최대 70% 감소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곡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높은 식량 가격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농민들이 곡물 생산량을 자체적으로 줄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남부 러시아 점령지서 밀 수확하는 농민들./ 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길인 흑해 봉쇄가 지속할 경우 올해 말 우크라이나 농민들이 밀을 최대 3분의 2가량 덜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스키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봉쇄가 장기화되면 농민들의 현금흐름이 무너지고 우크라이나 농업의 ‘재정 사이클’이 깨져 수출이 더 감소할 것”이라며 “농부들은 밀과 보리 파종을 30~60%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흑해를 통한 식량 수출 재개 협상을 앞두고 있다. CNN과 A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튀르키예(터키)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은 18일(현지 시각)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4자회담이 이번주 안에 재개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터키, 유엔 대표단은 지난 13일 이스탄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비료 등을 적재한 화물선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이스탄불에 이를 감시하는 공동 감시센터를 설치하기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솔스키 장관은 “내년 봄 우크라이나의 항구들이 폐쇄되면 농부들은 옥수수 재배를 극적으로 줄이고 콩과 해바라기 등을 재배할 것”이라며 “내년 밀과 옥수수의 생산 감소는 전 세계 곡물 부족을 연장시키고 식량 가격을 더 오래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최대 곡물·식용유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농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농민들은 비료, 제초제, 연료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인력과 차량 부족, 불발탄과 지뢰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흑해 봉쇄로 해상 수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우크라이나 곡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확한 1억600만t(톤) 중 540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인접국은 선로 크기가 다르고 환적 시설이 거의 없어 철도를 통한 수출은 제한적이다. 도나우강에서 도로와 바지선을 이용한 대체 항로 수송량은 지난해 한 달에 600만~700만t에 달했던 전체 수송량의 극히 일부 수준이다. 약 2000만t의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창고에 남아있다.

한편, 여러 나라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창업자는 지난주 FT와의 인터뷰에서 “식량 인플레이션이 가져올 ‘지정학적’ 영향이 투자자들에 의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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