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죄' 김성태·염동열, 이준석보다 낮은 '3개월' 징계에 '와글와글'

유설희 기자 2022. 7. 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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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비위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8일 채용 비리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김성태 전 의원과 염동열 전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19일 당 안팎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준석 대표가 경찰 수사 중인 성비위 의혹 사건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징계 수위가 가볍다는 것이다.

윤리위는 지난 18일 김 전 의원의 징계 사유에 대해 “당에 대한 기여와 헌신, 청탁했던 다른 사람은 검찰의 기소가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염 전 의원의 경우에도 “추천인 명단에 친인척이나 전현직 보좌관 및 이해관계인이 단 한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점, 해당 행위가 폐광지역 자녀들에 대한 취업지원적 성격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 윤리위가 보기에는 정상을 참작할 만한 여러 사유가 존재해 당원권 정지 3개월로 감형했다는 취지다.

당 일각에서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서는 아직 사실관계가 다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6개월이라는 징계를 했다”면서 “기준이 애매모호한 것 같아서 당원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A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징계가 정당화되려면 (김 전 의원, 염 전 의원에게) 1년 이상 징계는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B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김 전 의원, 염 전 의원은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나온 뒤 윤리위에 넘겨졌고, 이 대표는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았는데 윤리위에 넘겨진 것 자체가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김 전 의원이 경찰 수사 중인 이 대표보다 낮은 징계를 받은 배경에는 김 전 의원의 KT 자녀 특혜 채용 사건이 검찰의 표적수사라는 당내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을 이끌어낸 공이 있있다”며 “당내에서는 김 전 의원이 그로 인해 표적수사를 당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리위 판단에도 이러한 당내 정서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실제로 윤리위가 언론에 제공한 김 전 의원의 징계 사유 4가지와 염 전 의원의 징계 사유 3가지는 전부 정상참작 사유였다. 윤리위에서는 징계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이러한 정상참작 사유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에서징계를 했다는 것이다. 다른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평소 같았으면 (윤리위가)징계 안 하고 넘어갔을 사안인데, 이 대표와의 형평성 문제를 피하고자 어쩔 수 없이 징계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측근인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의 소명 태도도 윤리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대표와 김 실장의 경우 윤리위원들의 질문에 ‘제출한 서면으로 갈음하겠다’라고 답하는 등 제대로 소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 의원은 “왜 오리발 내밀고 반성 안 하느냐는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원도 아닌 두 분을 당원권 정지 처분한 건 이상한 결정”이라며 “이 대표 징계 문제를 연결해 비난하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결정은 독립기구의 결정이라 지도부로서 적절성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강원 춘천에서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전직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서 따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이 한 판단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잘 해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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